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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로세상보기] 和氣自生 [화기자생]
화한 기운으로 만물이 자생한다
민판기
기사 게재일 : 2011-04-20

 꽃비가 내린다. 말라붙은 가지에 새싹이 돋아난다. 산천은 온통 따뜻한 기운이다. 개나리, 진달래는 폈다 지고, 그 꽃잎이 진 자리에는 여린 새싹들이 자리를 채운다. 길가 도화는 요염한 자태를 부끄러워하며 소리도 없이 피어난다. 이 미치게 화사한 봄날에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지 않을 것 같은 세상의 한 가운데에 서서 오늘은 마음껏 행복하다 외쳐본다.

 그리고 목청을 열고 노래를 부른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 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아주 좋다. 막혔던 가슴이 탁 트인다. 내친 김에 2절까지 불러본다. ‘꽃동네 새 동네 나의 옛 고향. 파란들 남쪽에서 바람이 불면 냇가에 수양버들 춤추는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실핏줄처럼 꼬부라진 동네 골목에서 벗어나 동네 숲으로 내달렸다. 동네 숲은 어릴 적에는 소나무를 비롯하여 참나무들이 빽빽했었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은 참나무 몇 그루만 동네 숲을 지키고 서있다. 그래도 몇 그루 남지 않은 참나무들 마른 가지에 새싹은 돋아나고 있다.

 아프다. 차가운 눈보라가 괴롭혀도 꼼짝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켜낸 나무를 보고 있자니 아프다. 그리고 자연이 새싹을 피우라고 하면 아무 불평 없이 때를 어기지 않고 새 생명을 세상에 바친다. 그리고는 주는 대로 잎을 키워 사람들의 그늘이 되어준다. 이토록 아름다운 싹을 피우는 것은 깊은 상처를 많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프다. 또 나무는 예술적 감동을 준다. 예술 작품은 완성을 위해 달려가는데 나무와 숲, 자연은 늘 완성되어 있다. 어떤 가공된 기술을 가르치는 게 아니다. 그래서 늘 새롭다. 봄이면 새싹을 틔우고, 여름이면 가지와 잎을 무성하게 키우고, 가을이면 꼬까옷 입고, 겨울은 겨울대로 훌러덩 옷을 벗어버리고 가지고 있는 것들을 그대로 숨김없이 보여준다. 그래서 나무를 좋아한다.

 우리 인간들은 위대한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나무의 가르침을 외면한다.

 교만하다. 요즘 학자들이 더욱 그렇다. 배우려 하지는 않고 가르치려만 한다. 그러니 자기 지식은 그만큼 굳어져 버린다. 굳어져 버리니까 아집이 생긴다. 자기 지식으로 재단하고, 분석하고 결론을 내린다. 이러니 상대와의 차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가령 운동경기를 관전하는 우리들을 보자. 우리들은 이미 자기가 응원할 팀을 정한다. 그러니 늘 일방적이다. 이미 고정이 된 것이다. 이는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저 자기편이 이기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기뻐한다. 우리들은 이런 굳어버린 경직성을 벗어버리고 언제나 유연한 사고로 상대방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차이를 극복하려는 훈련이 필요하다. 공격보다는 관용을, 아집보다는 무아를, 나만 옳고 상대는 그르다는 방식은 대단히 위험하다. 언제나 나무처럼 낮은 자세로 배우려고 하면 이런 교만한 아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숲에서 바라본 세상은 아름다웠다. 어려서는 그렇게도 커보이던 나무들이었다. 들판도 끝이 없이 넓어보였다. 그런데 지금의 눈으로 바라보니 아주 작다. 그 만큼 시각이 넓어짐이리라. 화기자생 하는 봄날에 위대한 자연의 가르침에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본다.

 민판기<(사)금계고전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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