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못할 바가 없다



 오바마 정권은 오사마 빈라덴을 10년의 추적 끝에 그의 자택에서 사살해 아라비아해에 수장했다. 제국 공적1호를 제거한 미국은 전국이 축제 도가니로 출렁거렸다. 세계 여러 나라들도 `커다란 승리’라며 환호했다. 과연 환호를 받을만한 쾌거였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라비아 깊은 바다에 고기밥이 된 빈라덴을 생각하니 왠지 씁쓸하다.

 제국의 위용은 대단하다. 누구든 제국에 맞서면 이렇게 된다. 그러니 함부로 까불지 말라는 경고이자 엄포다. 대단한 제국! 자기네 나라가 약소국을 짓밟는 행위는 정당하고, 이에 저항하면 테러집단으로 응징한다. 미국이 지금까지 자신들에게 저항했던 자들을 처단했던 일들을 한번 돌아보자. 제국은 59년 쿠바혁명에 성공한 카스트로를 총 638차례에 걸쳐 암살하려 했다. 비록 자기들 뜻대로 성공은 못했지만 지금도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다. 다음으로는 남미의 혁명가 체 게바라다. 체 게바라는 세계혁명을 실현하기 위해 아프리카 콩고를 거쳐 볼리비아에서 게릴라전에 몸을 바치며 혁명의 꿈을 이어갔다. 하지만 67년 미군의 특수부대인 그린베레와 볼리비아의 정부군에 체포되어 무참하게 총살당했다.

 이뿐이 아니다. 사담 후세인과 노리에가는 미국이 직접 침공하여 체포한 경우다. 2003년 이라크가 보유한 대량 살상무기를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후세인은 미군 침공 수 주 후에 바그다드가 함락된 뒤 행방을 감췄다. 미군은 그의 행방을 추적했다. 그해 후세인 고향인 티그리트 인근 농가 지하 땅굴에 숨어있던 그를 체포해 처형했다. 노리에가 체포도 비슷하게 진행됐다. 89년 12월 미국은 파나마를 침공했다. 직선으로 선출된 대통령 위에 군림하며 마약 밀매를 벌였다는 게 침공의 명분이었다. 이처럼 미국이라는 패권 국가는 말도 안 되는 명분을 내세워 자국에 저항하는 자들을 제거했다. 이른바 힘으로 못할 일이 없다는 듯이 기고만장한다. 그랬다. 그래도 진보정권이고 제3세계의 혈육이라고 하는 오바마 정권은 공화당의 부시정권과는 다르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를 이제야 알았다. 오바마 역시 패권주의를 신봉하는 미국인이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착각하지 말기를 바란다. 지도자 한명이 사라졌다고 알카에다의 조직이 와해되어 이 땅에서 테러가 없어지리라는… 이렇게 무력으로 세계를 다스리려는 패권주의는 강력한 저항을 양산하는 악순환의 연속일 뿐이다. 알카에다의 이에 대한 보복으로 세계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더 농후하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패권주의는 종말이 좋지 못하다. 진정으로 세계를 지배하려거든 인도주위에 입각해 약한 자들을 보듬고 못된 독재자들을 응징해야 한다.

 미국은 이제라도 무력을 앞세워 세계를 지배하려 들지 말고, 힘없는 제3세계 국가들을 진정으로 보듬는데 앞장서길 바란다.

 우리나라 언론도 각성해야 한다. 환영일색의 보도보다는 제3세계들의 입장을 고려했으면 한다.

 국내 정치권을 비롯한 언론 등에게 한번 물어보자.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과 그의 행적이 천인공노할 테러리스트인가? 그렇다면 상해임시정부의 김구 선생은 어떤가. 구국의 방편으로 암살단을 조직한 김구 선생도 테러리스트인가? 또 선생의 명령에 따라서 상하이 홍구 공원에서 일본의 주요 인사들을 향하여 폭탄을 터트린 윤봉길과 한반도 침공의 원흉인 이토히로부미를 하얼빈 역에서 저격한 안중근 역시 의사인가? 아니면 테러리스트인가?

 민판기<(사)금계고전 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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