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 진원면서 농장 운영하는 여형구 씨

서울에 소재한 굴지의 건설사에서 은퇴하고 인생 2막을 준비해온 여형구 씨. 고향 광주에 내려온 초창기만 해도 뜻대로 되는 게 없어 조바심만 커갔다.

그러다 와송을 만났다.

시골에서 자라 약초에 대해선 일가견이 있었던 여 씨. 산행이 잦았던 그는 어느날 잎들이 촘촘히 박혀 선인장 같은, 또는 솔방울 같은 다육식물을 발견했다.

“후일 어느날 TV를 보니 그때 제가 본 게 와송이었더라구요. 항암작용에 면역력 증진 등에 기막힌 약재였더군요.”

와송(瓦松)은 돌나물과에 속하는 국내 토종식물이다.

지붕의 기와 위에서 자라는 모양이 소나무를 닮았대서 이같은 이름을 얻었다.

와송은 항암·항아토피·면역증진 효과는 물론, 생리활성 기능이 뛰어나 현대인의 질병 치료에 도움을 주는 약초로 주목받고 있다.

실체를 확인하고 나니 집 베란다 화분에서 키우던 와송이 달리보였다.

무럭무럭 자란 와송은 어느덧 베란다에선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번성했다.

그때 와송을 재배할 농장 부지를 물색했다.

그러다 인연이 돼 터잡은 곳이 현재의 장성군 진원면 율곡리 야산이다. 3년 전이다.

이곳은 산에 밤나무들이 지천. 마을이 밤골로 더 불리는 이유다. 공기 좋고 물 좋은 불태산 자락인데, 산은 인접한 군부대 훈련장이 있어 민간인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곳이다.

“오염될 여지 없이 자연 그대로 보존된 곳이에요. 흙도 마사토 성분이어서 와송 재배엔 최적지입니다.”
와송은 물이 고이면 뿌리가 썩기 때문에 재배지는 배수가 중요하다.

와송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인터넷을 통해 배우고 익힌 여씨는 현재 ‘와송 박사’가 다 됐다. 지난해 교직에서 퇴직한 아내도 곁에서 든든한 원군으로 활약중이다.

농약을 일체 쓰지 않는 와송 농장에서 요즘 여 씨의 주된 작업은 잡초 뽑기다.

농약을 하지 않기 아서 조금만 방치하면 농장이 풀에 뒤덮이기 일쑤.

농약을 하지 않는다는 징표는 더 있다. 농장 한 켠에 자리잡은 벌통 수십 개다. 올해부터 그는 양봉을 시작했다. 밤꽃이 흐드러진 야산 아래서 꿀을 떠올린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벌을 키운다는 건 농약을 할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벌은 주변의 꽃과 식물에서 꿀을 모으는데 농약을 사용했다간 폐사하기 십상이죠.”

와송은 6~9월까지가 주된 수확철인데, 지금이 생와송을 채취하고 섭취하기에 맞춤한 계절이다.

생와송은 주로 즙으로 해먹는데, 40~50g 정도를 요구르트 2~3개 정도와 믹서기에 갈아 마시니 달콤하다. 샤베트 느낌이랄까. 알싸한 맛도 즐기고 건강에고 좋다하니 일석이조가 이런 것일게다.
채정희 기자 goodi@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