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날고 싶은 아기 새에게’
피르코 바이니오 글·그림 / 토토북



 “고마워. 이 세상에 태어나 줘서.” 이토록 진실하고 따뜻하고 본질적인 말이 또 있을까?  “응원할게. 멋지게 날아오를 너의 내일을!” 이토록 다정하고 든든하고 힘나는 말이 또 있을까? 존재에 대한 감사가 물씬 배어나오는 두 문장이 책의 처음과 끝이다. 가장 듣고 싶은 말이면서 가장 쉽게 하지 못하는 말이기에 소중한 사람들에게 속삭이듯 읽어주고 싶은 그림책 한 권.  

 아기 새는 날개를 퍼덕거리며 하늘을 날고 싶어한다. 하지만 날개가 있다고 해서 꼭 하늘을 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직은 준비를 더 해야 한다. 아기 새 앞에는 많은 실패와 시련이 닥치는데, 어디까지나 아기 새가 감당하고 받아들여야 하니 어떡하랴. 길을 걷다가 넘어져 알이 깨지거나 나무를 오르다가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그것 역시 성장의 과정이니 응원하는 수밖에. “네가 어떤 자세로 서 있느냐에 따라 그림자의 길이가 달라진단다. 부러워할 것 없어. 높이 뛴다고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니거든...마음이 행복하면 발에서도 꽃향기가 날 거야.” 이렇게 말해주는 어른들이 곁에 있다면 적어도 아이는 자신의 모자람을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용기를 배우지 않을까. 

 아기 새는 어서 날고 싶다. 그래서 햇살을 받아 길게 늘어진 그림자나 물에 비친 멋진 자신의 모습을 보고 이제 날 때가 되었다고 섣불리 생각한다. 그때마다 엄마, 아빠는 아기 새가 허황된 꿈으로 상처받지 않도록 아기 새를 붙들어준다. 아기 새는 멋지게 날고 싶은 꿈을 접을 수가 없다. 다른 새의 커다란 깃털을 주워서 자신의 날개에 달아 보기도 하고 박쥐처럼 나뭇가지에 매달려도 보며,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날기를 시도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다. `하늘에서 떨어지면 어쩌지? 다치기라도 하면 어떡해?’ 그렇게 아기 새가 움츠러들 때마다 엄마, 아빠는 아기 새가 포기하지 않도록 다독여 주며 용기와 힘을 불어 넣는다. 그리고 아기 새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준다. 꿈을 이루게 될 순간만큼이나 꿈꾸는 지금 이 시간도 소중하다고. “꼭 별에 가 닿을 필요는 없단다. 그러나 매일 밤 별을 바라보며 꿈꿀 때마다 넌 점점 하늘과 가까워질 거야.”

 이 책은 날기를 꿈꾸는 아기 새가 겪는 에피소드를 그림 한 컷 한 컷에 담아냈다. 아기 새의 사랑스러운 움직임 속에 성장의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리고 아기 새를 바라보며 건네는 부모의 따뜻한 한 마디가 짤막하게 실려 있다. 단순하지만 따뜻하고 깊은 울림을 주는 글과 그림을 보며 아기 새를 응원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지난 일에 사로잡혀서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날개 꺾인 어른들이 더 큰 위로를 받기도 한다. 그만큼 문장의 갈피마다 묻어나오는 속깊은 지혜와 통찰이 가슴을 먹먹하게 흔든다.

 아이들은 성급하게 달려 나가기도 하고, 걱정과 두려움으로 한 발짝 뒤로 물러서기도 하며 성장해간다. 그때 엄마, 아빠는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참 많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인생의 지혜들! 아이가 자라는 동안 틈틈이 꺼내어 읽어주면서 아이의 꿈과 성장을 응원할 메시지들이다. 서툴지만 아름다운 성장의 모습에서 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를. 그 순간 우리는 말해줄 수 있기를. “응원할게. 멋지게 날아오를 너의 내일을!”

정봉남 <아이숲어린이도서관장>


 정봉남 님은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우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주인 되는 영토를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오래 걸었습니다. 그의 꿈은 아이들의 꿈속에 고래를 선물하는 것입니다.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