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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광고효과지만 정치는 이미지 효과 아니더냐
득의만면(得意滿面, 뜻대로 이루어져 얼굴에 뽐냄이 가득하네)
김요수
기사 게재일 : 2012-11-09 06:00:00
 - 참으로 멋지구나, 발리! 짐이 발리에 온 덕분에 발리로 신혼여행을 왔던 백성들은 신혼의 달콤함을 떠올리겠지? 백성들을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주려는 짐의 깊은 사랑이다.

 - 폐하의 베풂이 끝이 없사옵니다. 48번째의 외국 나들이니, 한 달 보름 만에 한 번씩은 나오신 것이옵니다. 백성들은 즐거웠던 때를 떠올리고, 폐하께서는 만끽(滿喫, 마음껏 먹고 마심)하시니, 요즘 말로 `윈-윈’입니다. 황후마마께서도 특검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 무척 좋아합니다. 이곳 백성들은 폐하께서 다스리실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묻고 있사옵니다.

 - 오, 그래? 많다. 많아도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가 없다. 무엇보다 두 차례 경제위기를 이겨내서 우리나라를 살기 좋게 만든 것을 꼽을 수 있지. 2008년 미국에서 불어 닥친 경제위기와 2010년에 유럽에서 날아온 재정위기, 그것을 극복하지 않았더라면, 아, 떠올리기만 해도 끔찍하다.

 - 국민소득 2만 달러, 인구도 5천 만 명이 넘은 것을 `20-50클럽’이라고 하는데, 그 어려운 클럽에 세계에서 7번째로 우리나라를 우뚝 세워 놓았으니 백성들은 말춤이라도 훌떡훌떡 추어서 폐하를 기려야할 것이옵니다. 그 뿐입니까? `쥐’ 20(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도 주최했고, 2018 평창올림픽도 유치했으며, `쥐’시에프(GCF, 녹색기후기금) 사무국도 가져왔잖습니까?

 - (이)경숙이도 오뤤`지’하고 소녀시대도 `지지지’하는데, 너는 왜 자꾸 `쥐, 쥐’ 하느냐? `쥐, 쥐’하지 말고 `지, 지’ 하여라. 듣는 쥐들, 귀가 가렵겠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4대강사업, 그것 뺄 수 없다. 오죽하면 태국조차도 관심을 갖겠느냐? 태국에서는 짐이 싸이만큼 인기가 있지, 짐이 바로 태국의 한류를 이끌었어.

 - 잘 짚으셨습니다. 인류의 4대 문명이 강에서 나왔듯이, 이제 우리나라가 4대강사업을 통해서 인류의 5번째 `엠비문명’을 만들어 낼 것이옵니다. 달에서도 보인다는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우리의 백성들은 쌓고 허물기 쉬운 `명박산성’도 만든 민족입니다. 모두 (박)정희 폐하를 넘어서는 폐하의 위대한 영도력 때문입니다. 하오나 태국에 4대강사업을 말씀하실 때는 세금이 줄줄 세고, 물이 줄줄 세는 이야기는 쏙 빼셔야 합니다.

 - 너는 짐을 무슨 `뇌 없는 쥐’로 아느냐? 짐은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몸이다. 사업은 광고효과이고 정치는 이미지효과다. 소비자는 씀씀이를 살피지 않고 유권자는 정책을 따지지 않는다. 유행을 타도록 여론을 꾸미면 되는 것이니라. 두루두루 겪은 이 몸이 직접 깨달은 것이니 틀림이 없다.

 - 여론의 고갱이는 `막걸리’와 `낙하산’이옵니다. 막걸리에 취했더라도 헛소리를 하면 잡아들이는 (박)정희 폐하의 치밀한 싹수 자르기와 낙하산을 앉혀서 외치거나 듣지 못하도록 미리 막아버린 폐하의 철저한 가로막기는 잘 포장하여 후진국에 수출해야할 품목이옵니다. 이번에 `엠비의 추억’이라는 영화에서 주연까지 맡으셨으니 폐하께서 한류의 주축이 될 것이며, 물러난 뒤에도 돈방석에 앉을 것이옵니다.

 - 연예인들이 길거리 캐스팅하면 짐은 믿지 않았지. 그런데 이번에 짐도 길거리 캐스팅이 되었어. 짐을 알아보는 똑똑한 감독이 있었단 말이야. 하하하. `엠비의 추억’을 모든 영화관에서 밤낮없이 상영토록 하여라. 애국가도 꼭 틀어서 `엠비의 추억’쯤 보려면 서 있도록 만들고. 영화는 재미와 감동을 주어야하는데, 그 영화가 아주 웃겨서 눈물이 나는데다가 깨달음까지 준다고 하니, 이보다 더한 영화가 어디 있겠느냐. 혹시 19금은 아니겠지? 수능시험이 끝나면 모든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보도록 하는 것도 좋겠다. 짐도 곧 대종상의 빨간 양탄자(레드 카펫)를 밟을 수 있겠구나. 황후한테도 발가락 다이아반지를 마련하도록 해야겠다. 도곡동인가 내곡동인가 판 돈은 장롱에 잘 뒀겠지? 형님들 댁에 갖다 놓았나?

 - 이름이 짜해지면 (최)필립이처럼 전화기를 꺼 놓아야합니다. 아무도 연락을 못하게. 요즘 연예인들의 콘셉트입니다. 수수께끼 콘셉트.

 - 아니야, 바뀌었어. 들이대는 것이 유행이야. (김)지하도 대놓고 근혜옹주에게 들이대잖아. 백성들이 스스로 정치에 끼어들지 않으면, 정치가 백성들의 삶을 헤집는다는 것을, 큰 시인이라 금방 알아버린 것이야. 지하라서 지하에서 큰소리쳤는데 지상에 올라오니까 크게 깨달은 모양이다. 논쟁을 피하려면 먼저 떠들고 잘못을 인정하면 돼. `불미스럽고 유감스런 일’이라고 해버리면 다 덮어지잖아. 논문표절이든 위장전입이든……. 우리 아들 (이)시형이도 인정하면 덮어주려나?

 - 덮어줄 것이옵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서는 별 짓이라도 다합니다. 외국인학교에 보내려고 원정출산, 여권위조쯤은 그냥 합니다. 거기에 위장이혼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위장결혼까지 합니다. 그 자식사랑을 어여삐 여긴 검찰은 충청지역 중견기업 며느리만 구속하고 수사를 끝냈잖습니까. 총리의 조카며느리, 재벌의 며느리, 의사나 변호사의 부인도 있었지만. 아마도 구속된 사람은 구속되지 않은 사람보다 돈을 덜 가진 것이 아니라 자식사랑이 덜 했을 겁니다. 그러니 폐하께서 자식사랑을 그득하고 그윽하게 보여준다면 모든 것이 덮어질 것이옵니다. 총리나 재벌도 덮는데 감히 폐하를 열겠습니까?

 - 자식사랑은 금전만능주의나 도덕불감증과는 또 다른 문제렷다. 자식을 사랑해서 위장전입을 하고 땅을 사랑해서 땅을 사들이면 모두 눈감아주는 것이 상식이 되었지. 그러니까 새 시대의 화두는 민주도 아니고 복지도 아니고 경제도 아니고 `사랑’이구나.

 - 그러하옵니다. 정 안 되면 특검수사기간 연장신청을 할 때 딱 자르시옵소서. 뭐, 연장해줘도 며칠만 버티면 끝나긴 합니다만. 특검이 우리나라를 이상하게 만들어버렸죠? 폐하를 조사하는데 폐하의 허락을 받아야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소가 됩니까? 경찰이 도둑놈을 잡으려는데 `도둑님, 제가 조사해도 될까요?’하고 허락받는 꼴이 아닙니까?

 김요수 ghoms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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