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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으로 내 귀를 막듯이 계산으로 백성의 눈을 가려라
<56>지록위마(指鹿爲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네
김요수
기사 게재일 : 2012-11-16 06:00:00
 - 우리 부부가 카페에 앉아 있으니 참 좋다. 역사에 이렇게 멋지고 운치 있는 황제가 어디에 있었단 말이냐. 자, 봐라. 선글라스를 썼어도 시민들이 알아보고 손을 흔들지 않느냐? 이놈의 인기는 정말 어쩔 수가 없구나. 이럴 때는 집게손가락과 가운데손가락을 펴는 것이야. 어때, 아이돌 연예인 같지?

 -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백성들이 빚내어 편의점, 치킨 집, 커피전문점, 빵집, 피자집을 내는 바람에 이런 가게가 수두룩합니다. 먹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고 있으나 하도 많이 생겨서, 체인점 본사와 인테리어 업자만 돈을 벌고 있사옵니다. 백성들에게 손을 흔들 것이 아니라 백성들의 손을 잡아주셔야 합니다. 폐하께서 집게손가락과 가운데손가락을 펼 때 백성들은 가운데 손가락만 펴고 있사옵니다. 색안경을 벗고 백성을 바로 보시옵소서.

 - 백성들이 발버둥 치며 살아보려 하다니 갸륵하구나. 어려운 백성의 살림도 돕고 ‘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길 겸해서 나왔다. 국밥 파는 욕쟁이할머니나 목도리 할머니가 짐한테 투덜거렸다하니, 이번엔 카페로 왔다. 짐을 미워하거나 짐한테 투덜거리면 맹물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엄지손가락을 펴면 으뜸을 말하는 것이고, 집게손가락은 믿음을, 새끼손가락은 약속을 말하는데, 가운데손가락만 펴는 것은 무엇을 뜻하느냐?

 - 에~, 그러니까요, 그건~ 가운데손가락이 가장 길잖아요. 그러니까 폐하의 다스림을 하늘처럼 추켜세우는 것이라고 해두죠. 참으로 어여쁜 백성들이옵니다. 지금 손가락 타령을 할 때가 아니옵니다. 부자들의 연봉은 무려 1억 원씩 늘어났는데, 가난한 사람들은 5백만 원밖에 늘지 않아서 빈부의 격차, 양극화가 엄청 벌어졌사옵니다.

 - 너의 계산이 딱하구나. ‘손가락’으로 내 귀를 막듯이 계산으로 백성의 눈을 가려야지. 그럴 때는 액수로 하지 말고 퍼센티지로 해. 10억 원을 벌던 사람이 1억 원 늘어났으면 10퍼센트만 늘어난 것이지만, 2천만 원 벌던 사람이 5백만 원 늘었으면 25퍼센트나 늘어난 것이다. 그러니 가난한 사람들이 훨씬 더 벌게 된 것이야. 오히려 빈부격차를 줄인 것이지. 짐이 다스리는 동안에 백성들의 벌이가 늘었다니 몹시 기쁘다, 하하하.

 - 물가가 팍 오르기는 했지만 폐하의 계산은 ‘신의 경지’입니다. 폐하의 계산법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문화방송(MBC)의 ‘조인트’ (김)재철이를 지켰으며, 편파방송의 ‘종결자’ (길)환영이를 한국방송(KBS) 사장으로 올렸지요. 환영이는 (독재)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폐하의 다큐와 삼성 재벌을 탄생시킨 (이)병철이 탄생 100주년 음악회를 만들었지요. 무엇보다 폐하의 라디오 주례연설 100회 특집을 만들어 재철이와 자웅을 가리기 어려운 ‘딸랑이’옵니다.

 - 잘 했구나. 우리에겐 공항패션, 하의실종 종결자 같은 ‘종결자’가 필요하다. 지금은 무엇보다 ‘막말 종결자’를 내세워 내곡동 집터 특검을 덮어야한다. 모든 백성이 좋아하는 것처럼 ‘현금 사랑’을 표현하여 특검수사가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했고, 경호처 압수수색을 거부함으로 ‘성실한’ 수사 협조를 했는데 듣기 싫은 말들을 하더구나. 그 정~도 했으면 짐이 수사연장을 거부해도 되잖아. 하마터면 황후가 발가락 다이아몬드를 끼고 특검에 나갈 뻔했다.

 - 경남지사 후보로 나선 (홍)준표가 ‘면상 막말’을 꺼내들었습니다. 방송사 경비원에게 ‘니 면상 보러 온 게 아니다, 니까짓 게’라고 했지요. 준표 아버지는 조선소 경비원이었다고 들었는데, 그러면 준표는 누구에게 막말을 한 것일까요? 경남지사를 두 번이나 했던 (김)태호도 ‘홍어X 막말’을 꺼냈지요. 수컷의 거시기를 잘라버린 ‘트랜스젠더 홍어’로 내곡동 집터의 ‘책임’을 재빠르게 가렸습니다.

 - 역시 눈치 빠른 놈들이야. ‘책임’이란 말은 백성들만 짊어지는 것이고, 귀족은 해당되지 않는다. 힘없고 돈 없는 백성은 무한책임과 가혹한 처벌을, 돈 많고 뒷배(빽)있는 귀족에겐 책임 면제와 사면을 주는 것이 우리의 빛나는 전통이다. 나폴레옹의 사전에 불가능이 없는 것처럼 귀족의 사전에 책임은 없다. 누구도 귀족에겐 책임이란 말을 덧씌워서는 아니 될 것이다. 옛날 (정)호영 특검 때를 너는 잘 알 것이다.

 - 아, 도곡동 땅이 폐하 것인지를 조사한 것 말이죠? 그때 고급음식점에서 꼬리곰탕 먹으며 수사하지 않았습니까. 수사도 행복할 수 있다는 보기를 보인 것이지요. 그때도 책임이란 말을 쓰지 않고, 다만 (이)상은이형님이 젖소 팔고 두부 수출해 마련한 돈이라고 했지요. 책임질 사람도 없었고,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죠. 우리나라는 이제 또렷하게 나쁜 짓을 해도 나쁜 짓 한 놈을 찾기 어려운 보기 좋은 나라입니다.

 - 마침내 나쁜 짓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국격’을 한껏 높인 일이다. 이제껏 들어본 적이 없는 사기꾼 (조)희팔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조차 알 수 없게 만들 수 있는 나라가 아니냐. 우리나라 경찰이나 검찰은 아무튼 귀신 잡는 해병을 넘어서는 신출귀몰이야. 있어야 할 곳에선 귀신처럼 사라지고 없어야 할 곳엔 귀신처럼 나타나니 말이다. 녀석들도 짐을 본받아 ‘신의 경지’에 이른 것이지.

 - 희팔이한테 돈 받아먹었다는 검사도 참 안타깝지요. 현금을 받았어야 했는데, 어쩌다가 통장으로 받았더라도 미친 척하고 ‘차용증’ 하나 만들면 되는데, 쯧쯧. 아직 폐하의 ‘신공’을 익히지 못한 모양입니다. 또 그 검사를 수사하는 검사는 ‘검사가 경찰보다 낫다’느니, ‘의사가 간호사보다 낫다’느니 하면서 백성들의 부아를 돋우고 있으니, 아무튼 내곡동 집터는 쫙 가라앉을 것이옵니다.

 - 짐을 수사하는 검사를 짐이 임명하는 것을 보더니, 돈 받았다는 검사를 검사가 수사하는구나. 그냥 따라하네. 이상한 것이 이상하지 않는 이상한 나라를 만든 것 또한 짐이 ‘국격’을 높인 것이다. 오죽하면 오바마도 짐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겠느냐? 지금껏 오바마에게 칭찬받은 사람 없지? ‘오바마에게 칭찬받은 황제’, 이것 또한 역사에 길이 남을 최초의 일로다.

김요수 ghoms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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