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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있으면 없애고 미래가 보이면 가려야…
<65> 침소봉대(針小棒大)
작은 일을 크게 불리어 떠벌리네
김요수
기사 게재일 : 2013-01-18 06:00:00

 - 얼마나 살기 힘들면 백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얼마나 사랑이 없으면 이웃이 죽은 지 6년 만에 살이 썩어 없어진 뼈만 찾았겠느냐. 이는 짐이 백성들을 잘살게 해주려고 애를 쓰는데도 ‘반국가’와 ‘비애국’의 마음을 가진 비정부단체(NGO)같은 헤살꾼들이 있어서 그렇다. 대책을 강구하라.

 - 이 땅에 자비를 베풀고자 다짐하고, 사랑을 몸소 익히려는 수많은 종교인이 있으니 ‘자비’와 ‘사랑’은 그들에게 맡기시고, 폐하는 나라와 백성들의 ‘살림’에 마음을 쓰셔야 합니다. 못사는 백성들은 잘살게, 잘사는 백성들은 더 잘살게 꾸리는 것이 폐하께 주어진 하늘의 뜻이옵니다.

 - ‘종교인 과세’는 없던 일로 했는데 여기서 왜 종교를 끄집어내느냐,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마라. 놀고먹는 백성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잘사는 백성들에게 큰돈을 벌게 해주려고 짐이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고, 이번에 타이에 ‘4대강 사업’을 수출하려는 것이다.

 - 폐하의 사랑에는 국경이 없듯이 환경에도 국경이 없사옵니다. 4대강 사업으로 꽁꽁 언 강에서 큰고니들이 굶는 것은 철새들의 일이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은 일본만의 일이어서, 국경 없는 환경은 끄떡없사옵니다. 밀어붙이십시오. 혹시 압니까? 폐하께서 물러난 뒤에 ‘환경운동’을 하겠다고 하였으니 세계환경단체인 ‘지구의 벗’에서 큰상을 줄지도 모르는 일이옵니다.

 - 원자력발전소의 수출은 백성들을 가난에서 건져낼 것이며, 4대강 사업은 큰비와 가뭄으로부터 건졌다. 물에서 목숨을 건져주니 보따리를 내노라니 마땅하지 않다. 헤살꾼들의 말만 들어도 짐은 가슴이 벌벌 떨리니, 너는 부장검사에게 가서 권총을 사두어 혹시 있을지도 모를 일에 대비하라.

 - 하오나 권총을 가지는 것은 법에 어긋나는 일이며, 어쩌다가 가지게 되었더라도 들통 나면 법치주의를 믿고 받드는 폐하께서 별을 하나 더 달까 두렵사옵니다. 감히 폐하께 별을 달아주지는 못하겠지만, 폐하께서 개망신에 이를까 걱정되옵니다. 법치주의 소신을 버리지 마옵소서.

 - 법을 공부하여 법으로 밥벌이를 하는 부장검사도 ‘불법인줄 몰랐다’는데, 무슨 일이야 있겠느냐? 몰랐다고 해야지. 아니면 ‘서바이벌 게임’에 빠진 신하에게 주려고 했다고 둘러대면 되는 것이지. 그리고 백성들은 짐의 소신이 법치주의, 실용주의 이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다. 짐의 소신은 여러 백성이 바라는 바대로 ‘변화와 혁신’이다.

 - ‘변화와 혁신’이 폐하의 소신이었다니 놀랍습니다. 어떻게 그리 오랫동안 감추고 계셨습니까? 민주당파가 변화하려고 석고대죄(席藁待罪)하고 회초리를 들었다지만, 백성들이 쳐다보지도 않아서 그들은 스스로 민망합니다. 민주당파가 진 선거를 혁신하려고 모바일 투표 폐지와 종편 출연을 꾀하지만, 백성들이 웃어버려서 그들은 스스로 어이없습니다. 이렇듯 민주당파도 힘들고 어려운 ‘변화와 혁신’이 아닙니까?

 - 석고대죄는 거적을 깔고 엎드려 임금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인데, 그들이 왜 짐의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냐? 회초리는 때리는 사람이 드는 것인데, 그들이 회초리를 들어 백성을 때리겠다는 것이냐? 도무지 알 수가 없는 놈들이구나. 남들에게 불통이니, 밀봉이니, 깜깜이니 떠들더니, 백성의 마음도 모르는 녀석들이 석고대죄와 회초리로 퉁치고 있구나. 쯧쯧. 너는 짐의 ‘변화와 혁신’이 궁금하냐?

 - 설마, 세종시법이 ‘서울분할’이라고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막고 싶다고 했다가, 후보 때 세종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가, 폐하가 되고 나니 다시 뒤집은 것을 ‘변화’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대운하 건설을 4대강 사업으로 바꾸었다가 떳떳하게 ‘녹색성장’이라고 말하는 것을 ‘혁신’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 정치인과 지도자가 다른 것은 ‘소신’에 달려 있다. 짐이 선거 때 한 말이라도 ‘백성의 행복’을 위해서는 소신을 가지고 바꾸고, 백성들이 합의했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짐은 소신대로 한다. ‘변화’는 바꾸는 것이니, 도덕과 원칙도 짐한테 어울리게 바꾸고 상식도 짐을 기준으로 바꾸어야 한다. ‘혁신’은 묵은 것을 새롭게 하는 것이니, 희망이 있으면 없애고 미래가 보이면 가려야 한다. 그렇게 짐의 소신인 ‘변화와 혁신’이 꿋꿋하게 자리 잡고 나니까 백성들은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를 다음 정권으로 뽑았다. 꿈을 이루기 위한 아름다운 선택이다.

 - 지킬 생각이 없는 공약은 ‘사기’이고, 합의를 깬 것은 ‘독선’이 아닙니까, 사기는 저잣거리에서조차 얌통머리 없는 짓이고, 독선은 알랑방귀를 들쑤셔서 ‘폐하의 꿈’만 이루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아닌지요.

 - 백성은 잘사는 것이 꿈이고, 잘살기 위해서는 배려와 믿음쯤은 접을 각오가 되어있다. 내 배가 차야 남을 생각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 그러니 내 잇속을 먼저 떠올려야 한다. 우리가 잇속을 챙길 때 백성들은 자기에게 돌아올 몫을 떠올리며 정의와 인권쯤은 눈감아준다. 짐의 꿈이 곧 백성의 꿈인 것이다. 너처럼 궁금해 하는 백성은 다독여야 하는데, 머리로 궁리하고 가슴으로 설득하면 된다. ‘경제 민주화’를 말하고, 시장에서 순대국밥을 먹으면 된다는 말이다. 석고대죄는 궁리가 없고 회초리는 설득이 없다. 다만 쇼가 있을 뿐이다.

 - 백성들은 서툰 쇼를 보고 콧방귀를 뀌고, 멋쩍은 쇼를 보고 혀를 차더군요. 쇼도 백성들이 봐줘야 쇼죠. 쫓겨나야 할 (김)재철이가 도리어 (이)상호 기자를 쫓아내고, 뻔뻔하게 잇속을 챙긴 (이)동흡이에게 나랏일을 맡기고, 이 정도는 해야 구경거리가 되죠.

 - 상호가 쫓겨난 것은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익은말(속담)의 몸짓이며, 동흡의 일은 ‘더 나쁜 놈으로 나쁜 놈을 이긴다(이이제이-以夷制夷)’는 것을 뚜렷하게 밝히는 것이다. 짐의 철학이 자리를 굳건히 잡은 것이다.

 김요수



김요수님은 월간 샘터에 2년 동안 연재했으며 <딱좋아 딱좋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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