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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보라 가리키니 손가락만 보네
<66>견지망월(見指忘月) 달을 보라 가리키니 손가락만 보네 
김요수
기사 게재일 : 2013-01-25 06:00:00

 -기뻐하여 주소서. 폐하께서 드디어 네(四) 가지를 없앴습니다. 백성이 그렇게 바라고 기다리던 것을 모두 이루었으니 폐하는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옵니다.  호떡집에 불이라도 났느냐, 웬 호들갑이냐? 백성들이 몹시 바라고 애타게 기다린 것은 경제민주화, 일자리 창출, 교육평준화, 평화유지인데, 그것이 짐도 모르는 새에 이루어졌단 말이냐?  -역~쉬, 폐하께서는 백성의 마음을 손바닥 보듯 훤히 보시는군요. 폐하가 하루도 빠짐없이 빌어서, 새로운 폐하가 하고자 한 경제민주화를 이미 이루었습니다. 그동안 나라의 힘을 등에 업고, 백성의 피땀을 알뜰하게 모아 재벌이 된 ‘삼썽’의 아들 (이)재용이가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되었으니, 백성이 그렇게 바라던 재벌이 무너진 것입니다.  그렇게 우뚝하던 ‘삼썽’의 아들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되다니, 오, 경제민주화로다. 잘살다가 남의 도움을 받기가 부끄러울 테니, 이참에 짐이 세운 ‘청계재단’에서 장학금도 주고, 무상급식도 받을 수 있도록 하여라. 이 나라의 가장 돈이 많은 사람까지 혜택을 받으니 드디어 모든 백성들이 복지를 누리게 되었구나.  - 청계재단은 빚이 많아 장학금보다 길미(이자)가 더 들어가서 살림살이가 딱하니 꾀를 내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통신회사 버라이즌의 프로그래머 ‘밥’한테 배운 건데요. 연봉을 2억 원쯤 받으면서, 일은 중국에다 4000만 원에 맡기는 겁니다. 빈둥거리면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청계재단 세울 때 빚까지 떠넘기는 것보다 더 좋은 꾀로다. 입맛 당긴다. 언젠가 써 먹을 때가 올 테니 잘 간직하여라. 경제민주화는 이루었고, 일자리 창출은 무슨 이야기냐?  - 북녘에서도 재벌에서도 물려주는 일이 널리 퍼졌는데, 큰 교회에서도 목사 자리를 물려주고 있사옵니다. 이런 일이 온 나라에 퍼지면 이제 일자리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유)명환 장관의 딸은 ‘특채’가 되고, ‘청계재단’엔 폐하의 측근이 머물고, 농사꾼의 아이들은 농사를 짓고, 노동자의 아이들은 노동을 하는 것입니다. 모든 아비들이 자식들에게 하는 일을 물려주니 일자리를 따로 마련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세금 피하는 방법이나 빚을 떠넘기는 기술 같은 것이 쌓이고 쌓여 더 좋은 꼼수를 만드는 ‘장인정신’이 생길 것이옵니다.  물려주면 그렇게 이로운 일이 생기는구나. ‘장인정신’은 서로 이기려는 피 터지는 싸움에서 큰 힘이 되겠다. 그렇게 일자리의 ‘꿈이 이루어지니’ 이제 생계형 차량인 ‘다마스’와 ‘라보’를 그만 만들어도 되겠구나. 조그마한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출가스 때문에 온 나라의 공기가 너무도 더럽혀졌는데 만들지 않으면 환경도 보호하고 좋겠다.  - 가난한 백성들을 먹고 살게 해 주려다 보니 공기가 너무 더러워져서 부자들이 숨 쉬기도 어려웠습니다. 생계형 차량을 없애면 이제 후하후하 크게 숨 쉬며 살 수 있을 것이옵니다. ‘세습’이 북녘도 살리고 남녘도 살리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자리를 잡아야겠으니, 폐하께서도 물러나기 전에 ‘직업 세습 보안법’이나 ‘장인정신 긴급조치권’이라도 만들어서 폐하의 자녀들에게…….  크~험, 너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모르느냐?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더 높은 도덕을 지키는 것이 마땅하느니라. 짐은 벌써 ‘청계재단’을 세움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 (이)재용이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됨으로 따라하지 않더냐. 헌법재판소장 후보인 ‘이돈흡’처럼 돈만 보이면 흡입해서는 아니 되느니라. 이제 교육평준화가 무엇인지 말하여라.  -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장관이 고칠 수 있도록 법을 만들고 있사옵니다. 교과서가 너무 어려우면 한참 뛰놀아야 할 아이들이 공부에 시달리고, 70년대 가르침과 지금의 가르침이 다르면 ‘가치관’이 뒤죽박죽이 되어 부모자식 사이에 갈등이 생길 것이 걱정이옵니다. 잘못된 교과서는 언제든 바꿀 수 있고, 어떻게든 바로 잡아야 하기에 장관에게 그 힘을 주는 것이옵니다. 그러면 모든 아이들이 쉽게 배우고, 똑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어 이 나라는 아예 바뀔 생각조차 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음~, 그렇더라도 어디에나 ‘바이러스’가 있다. 바이러스는 쉽게 옮기고 잘 퍼져서 백성들이 홀딱 빠져든다. 촛불집회를 잊었느냐? 짐마저도 ‘아침이슬’을 들으며 ‘뼈저리게 반성’하게 만들지 않더냐? 바이러스는 그렇게 무서운 것이다. ‘노로바이러스’는 치료약이나 예방백신도 없다질 않느냐?  - 겁먹지 마옵소서. 아무리 노로바이러스라 해도 손 잘 씻으면 되는데, 백성들이 씻지 않으면 손을 꼭 잡고 씻겨주면 되고, 먹을 것은 팔팔 끓이면 되는데, 백성들이 팔팔 끓이지 않으면 펄쩍펄쩍 뛰도록 끓여주면 사라질 것이옵니다. 걸렸다 하더라도 열나고 토하거나 설사하면 그만입니다. 장관이 교과서를 고칠 수 있으니 따로 학자가 필요 없고, 공부를 부지런히 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생기지 않고, 공부를 해도 그것이 바이러스인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가 헌 역사를 가져다 새 역사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옵니다.  누구나, 똑같이 배우는 것이 바로 교육평준화로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를 하니까 북녘에서는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평화가 유지된다는 것이냐?  - 그것은 신한금융의 (라)응찬이한테 배웠습니다. 19년 동안 장기집권을 하면, 지긋이 불법을 저질러도 힘에 가려지고, 버젓이 비리를 저질러도 조직이 막아주지요. 불법이 오래 가고 비리가 이어지면, 버릇이 되어 그것이 잘못인지 모릅니다. 평화란 그렇게 지켜지는 것이옵니다. 그러니 4대강 사업도 지긋이 버티고 버젓이 보수공사를 하면 관행이 되어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이 추운 겨울에도 콘크리트를 물속에 부으면 관행으로 잘 굳을 것입니다.  짐이 콘크리트를 다루어봐서 아는데…….  - 오늘은 거기까지만 하시지요, 폐하.  김요수 김요수님은 월간 샘터에 2년 동안 연재했으며 <딱좋아 딱좋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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