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죽어도 `불산’은 문제없다?
<67> 극악무도(極惡無道):더할 나위 없이 나쁘고 도리조차 없네 

▲ 김요수

 신하야, `국격’을 높인 수영선수 (박)태환에 주기로 한 돈을 주지 않다니, 원칙이 깨지고 믿음을 부순 이야기가 아니냐, 백성과 약속을 쓰레기편지(스팸메일) 삭제하듯 버리다니 극악무도한 놈들이다.

 -그것은 새 발의 피죠. 지금부터 더한 놈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대한수영연맹은 `괘씸죄’라는 원칙을 지켜 길들이는 것이고, `돈줄’이 끊기지 않으려면 줄을 잘서야 한다는 믿음을 준 것입니다. 감히 우리말에 어깃장을 놓다니 녀석을 쥐도 새도 모르게 꽉….

 쥐 이야기는 빼라. 듣는 짐이 매스껍다. 앞으로 `쥐’라는 낱말은 인터넷에서 마흔 살 넘은 사람들만 검색할 수 있도록 하여라.

 - 아니, `19금’도 있는데 왜 `40금’입니까?

 유신 때 `쥐잡기’ 추억이 있는 백성들은 마흔이 넘었느니라. `유신의 딸’을 폐하로 모시려면 그 정도는 검색해서 알랑거림에 써야하지 않겠느냐. 벌써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형제’ (정)태호에게 `행정지도’를 내리지 않았느냐. 알랑거림이 출세의 지름길이니 우리가 그 정도는 배려해 줘야지.

 - 그것은 태호가 그네옹주에게 `코미디 하지 마, 진짜 웃기고 싶으면 출연해라’고 출연 제의한 것이 아닙니까. 저 같으면 인기를 위해서라도 재빨리 `오케이’하겠는데요. 거기는 정치께나 하면 나가고 싶어 조바심치고, 백성들도 구경 못 가서 안달복달인 곳인뎁쇼.

 떼어 놓은 당상, 입 속에 홍시, 손에 쥔 칼인데 왜 사서 고생을 하겠느냐. 집 안에 틀어박혀 있어도 알아서 찾아오는데 말이다. 그런데 곳곳에서 거짓말이 제멋대로 돌아다니며 온 나라를 뒤덮는다고 들었다. 이 틈에 `거짓말세’라도 만들어 텅 빈 나라의 곳간을 가득 채워야하지 않을까?

 - 삼성전자는 `불산 누출사고’에서 `안전복’을 입었다고 거짓말하고, `불산’은 조금, 아주 조금 나와서 문제가 없다고 거짓말을 했사옵니다. 그 `조금의 불산’에 사람이 죽었는데도 말입니다.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라 `수습’이니라. 삼성전자가 어떤 곳이냐, 보안절차가 빈틈이 없어서 경찰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는 `왕국’인데 어찌 `불산’이 몰래 셀 수가 있겠느냐. 그럴듯한 사정이 있을 것이다. `내 편’은 함부로 건들지 마라. 친구나 형님친구, 사돈을 비롯한 `내 편’은 짐도 풀어주지 않더냐.

 - 문화방송을 거느린 (김)재우는 논문표절이면 `이 자리에 오지 않겠다.’고 했는데 `방대한’ 표절이라고 해도 물러나지 않사옵니다. 거짓말을 한 것입니다. 문화방송 사장을 하는 그의 후배 (김)재철이도 딱 버티고 있기는 합니다만. 아, 두 사람이 모두 폐하의 후배군요.

 재우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설사병 때문에 `그 자리’에 가지 않아서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굳게 지킨 것이다. 크고 많은 것을 `방대하다’고 하는데 자잘하면 죄가 되고 크면 괜찮다. 가난하거나 힘이 없으면 죄가 되지만,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으면 괜찮은 것과 같다. 돈을 훔치면 도둑이고 나라를 훔치면 영웅이라는 말도 있질 않더냐. 뭐든 크게 해먹어야 한다. 신한금융의 (라)응찬이도 19년, 길~다. 그리고 논문표절은 이제 공직자의 `필요충분조건’이다. 부동산투기, 위장전입, 이 따위들도 공직자가 되려면 갖추어야 하는 기본상식이 되었다. 그런 이력이 없으면 뽑지 마라, `내 편’이 아니라는 뜻이니까.

 - 그래서 `다음 폐하’께서도 `좋은 인재’가 청문회 검증 때문에 공직을 맡지 않으려 한다고 걱정하군요. `좋은 인재’들이 폐하께서 만든 필요충분조건과 상식이 들통 났을 때 부끄러워하고 창피해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좌빨’ 의식을 가진 몇몇만 양심에 털이 나서 그래. 52%의 대부분 백성들은 그것을 떳떳하고 자랑스러워한다. 그리고 무슨 일을 맡든지 그 일을 하려면 그 일에 알맞은 자격과 이력이 꼭 있어야 하느니라. 그런 것을 갖추지 못하는 놈들을 `낙하산’이라고 하지. 낙하산에겐 `충성’만 있으면 돼, 도덕은 필요 없지.

 - 국가정보원 김 씨가 “`오늘의 유머’에 있는 `종북’ 글을 추적하는 업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거짓말이었습니다. 야당을 꾸짖으며 `종북’의 뒤를 밟고, 폐하를 치켜세우며 `종북’을 좇았더군요. 잘~도 `추적’했겠습니다. 그것도 `유머’에서 `종북’을 `추적’하다니. 아주 유머러스하군요.

 과정은 잊어라, 결과가 좋으니. 짐이 읽어 보니 `폐하의 48번째 해외순방, 역대 최고’, `목 내놓고 금강산 가기는 싫다.’ 이런 것은 `주옥같은 시’더구나. `주옥’을 빨리 읽지 마라. 욕이 되니까. `눈과 귀를 틀어막고 오직 입만 열고 있는 반대세력’, `영유아 무상보육 철회방침, 욕먹더라도 맞는 거다.’ 이런 것은 `어리석은 백성 계몽’이더구나. `개몽’이라 읽지 마라. 개꿈 되니까. 나라에서 월급을 받으면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도리다. 그리고 `오늘의 유머’인데, 유머를 어떻게 참과 거짓으로 나누려는 것이냐? 웃기면 되지. 하지만, 새겨 둬라. 국정원도 휘어잡아야 `내 편’이 된다.

 - 그나저나 폐하의 `특별사면’ 때문에 말이 많사옵니다. 폐하의 마음을 읽어내는 (이)동관이가 폐하와 그네옹주가 `서로 알고 하는 게임’이라 한 것은 `짜고 친 고스톱’이란 뜻이 아니겠습니까.

 짐은 `명분’을 챙기고 그네옹주는 `실리’를 챙겼으니 그것이 `윈-윈’ 아니겠느냐, 서로 얻었으면 됐다. 특별사면에 토를 다는 녀석들은 출세하지 못해서, 자기는 못하니까 `질투’하는 것이야. (최)시중 대감도 풀어주니 `황혼을 유용하게’ 쓰겠다고 얼마나 기뻐하던지, 백성의 기쁨은 곧 짐의 기쁨이다. 얼른 서둘러 먹고 교도소에서 소화시킨 뒤 똥마려울 때 풀어주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었다. 축포도 쏘았지 않았느냐, 나로호! 슝~.

 - 풀어주니 이제야 폐하께서 모든 일을 다 하셨군요. (이)상득이형님이 빠져서 아쉽습니다만.

 김요수

김요수님은 월간 샘터에 2년 동안 연재했으며 <딱좋아 딱좋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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