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공천 가면에 숨은 정치인들
이권 따라 흔들리는 슬픈 광주

 ▶왜노므시키들은 그들 나라의 혼란을 조선 침략으로 해결했다. 잇속에 파묻힌 쪽발이 정치인들의 잘못된 판단에 왜의 백성들이 놀아났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왜와 조선의 백성들은 목숨을 잃었다. 침략을 받은 조선의 정치인들은 핑계 대며 도망가기 바빴다. 받들어 모시는 분의 안전과 자신의 안전한 앞날만 중요했다. 조선의 백성들은 왜의 백성들에게 쫓겨 찢기고 죽었다.



 ▶이순신은 왜노므시키들의 탐욕을 남쪽 바다에 처넣었다. 이순신이 그렇게 목숨 걸고 지킨 남쪽 바다에,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밀어 넣었다. 이순신의 리더십을 배우려 박정희조차 이순신을 섬겼다. 이순신의 리더십은 섬겨졌지만 박정희의 아이에게나 관료들에게는 스며들지 않았다. 백성과 나라가 먼저였던 이순신과는 본질이 달랐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인들은 그들 존재감의 상실을 광주시장 전략공천으로 해결했다. 안철수나 김한길의 잇속에 따랐지만, 입 다문 국회의원들 또한 ‘새 정치’나 ‘민주’를 저버리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새 정치’는 옛 정치의 건너편에 있을 법한데 옛 정치와 함께 살았고, 백성 민, 주인 주, ‘민주(民主)’라는 뜻 속에 안철수는 없지만 안철수가 살았다. 아마 정당 이름은 새정치민주연합이지만, 속뜻은 옛정치철수연맹쯤 되겠다. 역사 선생님들 이 속뜻 가르치려면 속 깨나 끓겠다.



 ▶깜빡 할 뻔 했는데 입 연 다섯 국회의원이 있긴 했다. 지닐총(기억력)이 없어서 뚜렷하지는 않지만, 누가 알맞은 사람이니 지지한다고 했던 거 같다. 새 정치나 민주에 알맞지 않은 다섯 사람이 앞장서서 새 정치와 민주를 떠든 것이 좀 우습기는 하다. 그들 다섯 명은 아마도 지금의 광주를 임진왜란이나 박정희쿠데타 시대쯤으로 알고 있나보다.



 ▶독수리 5형제처럼 지구와 광주를 지킨다는 그들이 이제 그만 둘 때가 되었다는 느낌,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그들과 그들의 언저리 사람들만 모른다. 그들이 앞으로 어떤 권모술수(權謀術數)로 계속 자리를 지켜갈 지는 모르지만. 권모술수란 목적 달성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아니하는 온갖 모략이나 술책이라고 말광(사전)에 나와 있다.

 ▶권력이란 것을 붙들고 있으면 생각이나 판단이 흐려질 때가 온다. 흐려지는 순간이 바로 권력의 자리에 더 있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광주의 젊은 사람들이 독수리 5형제부터 제치고 앞으로 나서야 할 때를 알려주는 신호다.

 

 ▶임진왜란 때 의주까지 부지런히 도망간 선조를 뒤따르며 굽실거리다 이순신이 지킨 나라에 돌아와 큰소리치던 선비? 아니면 왜노므시키들을 뒤따르다가 박정희쿠데타 때 박정희처럼 신분을 싹 세탁하여 전두환에 이어 지금까지 자자손손 떵떵거리는 정치꾼? 독수리 5형제가 그런 사람이 되지 않으면 좋겠다. 적어도 민주와 인권과 평화를 말하던 입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니까.

 

 ▶전략공천, 개혁공천, 낙하산공천? 그 표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잇속에 따라 좋은 말을 끌어다 쓰는 솜씨가 두드러지게 뛰어나니까. 그래도 뜻은 알고 넘어가자. ‘개혁’은 새롭게 뜯어고친다는 뜻이고, ‘전략’은 전쟁에서 이기려고 꾸미는 속임수나 꾀를 말한다. ‘낙하산’은 높은 사람이 드러나지 않게 밀어주는 힘이다.

 

 ▶아무 것도 모르고 핍박 받던 시절엔 왜노므시키들의 잔재를 털어내려고 ‘개혁’이란 이름을 꺼냈고,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으나 힘과 쪽수에 밀리던 시절엔 ‘전략’이란 말이 통했다. 박정희 쿠데타 뒤에는 유신의 입맛에 맞추려고 낙하산을 내렸고, 유신에 맞서려고 낙하산을 내렸다.

 

 ▶아무튼 공천 소용돌이 속에서 광주는 쪼개지고 흔들렸다. ‘안철수 현상’은 어김없이 분열을 낳았고 엄청난 비용이 쏟아졌다. 안철수는 그냥 입을 열었을 뿐인데 국민들은 쪼개지고, 국민들이 낸 세금은 팍팍 들어간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무엇이 좋은 리더십인줄 안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웃는 것이 좋은지, 팽목항에서 우는 것이 좋은지. 베르디의 오페라 ‘가면무도회’는 가면 쓴 정치의 모습이 그려진다.

글·그림=김요수



김요수님은 월간 샘터에 2년 동안 연재했으며 <딱좋아 딱좋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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