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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영 영화읽기]‘미녀와 야수’
원작 애니메이션과 완벽한 싱크로율
조대영
기사 게재일 : 2017-03-24 06:00:00
 ‘애니메이션 왕국’이었던 디즈니 스튜디오는, 요 근래 몇 년 동안 자신들의 과거 유산을 실사 영화로 바꾸고 있는 중이다. ‘말레피센트’(2014)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1959)를 마녀의 입장에서 재해석 했고, ‘신데렐라’(2015)는 원작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이다. 그리고 ‘정글북’(2016)은 ‘디지털 정글’을 구현하는 데 성공하며 관객들을 매료 시켰다. 그러니까 관객들은 이들 영화들이 소개될 때마다 호응했고, 이에 고무된 디즈니는 급기야 ‘미녀와 야수’(1992)를 실사로 옮긴 것이다.

 25년 전에 만들어진 ‘미녀와 야수’는, 지금까지도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디즈니의 명작 중의 명작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녀와 야수’는 디즈니의 황금기를 이끈 대표작이자, 부가판권 시장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였는지, 실사로 만들어진 ‘미녀와 야수’는 원작을 거의 훼손시키지 않는 길을 택했다. 야무진 여성 벨(엠마 왓슨)이 마법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와 사물로 변한 성의 하인들을 구원한다는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기 때문이다.

 25년 전의 원작이 명작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여주인공의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던 이유도 한 몫 했다. 벨은 수동적으로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던 이전의 디즈니 공주들과는 달리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진취적인 여성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와 야수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들여다보는 벨의 사려 깊은 태도는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것이다. 이 캐릭터의 매력을 실사 영화 역시 되살려 낸다. 이런 이유로 ‘해리포터’ 시리즈의 '헤르미온느'로 맹활약한 엠마 왓슨은, 반항적인 기질과 강인한 정신력을 겸비한 벨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미녀와 야수’의 원작이 널리 사랑받을 수 있었던 것은 여주인공의 매력 말고도 앨런 멘켄이 작곡한 음악에 힘입은 것도 있다. 그러니까 ‘미녀와 야수’를 언급할 때 영화를 수놓았던 명곡들을 빼놓을 수 없다는 말이다. 앨런 멘켄은 ‘인어공주’‘미녀와 야수’‘알라딘’ 등의 음악을 담당하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바로 그 인물이다. 원작의 분위기를 헤치고 싶지 않았던 디즈니는 앨런 멘켄을 음악감독으로 기용했고, 그는 새로 작곡한 세 곡의 노래가 원곡들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렇게 이 영화는 원작과의 완벽한 싱크로율을 위해 노력했다.

 여기에다 이 영화는 화면의 구성이나 카메라움직임까지도 원작과 유사하게 연출된 장면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다. 이는 원작에 대한 존중도가 과한 나머지 복제품이라는 평가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원작의 재해석 보다는 실사로의 완벽한 재현을 목표로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실사로의 복제가 마냥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는 교훈도 이 영화는 남긴다. 그것은 원작에서 극을 감칠맛 나게 이끌었던 감초캐릭터들의 구현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러니까 촛대(이완 맥그리거), 탁상시계(이안 맥켈런), 찻주전자(엠마 톰슨) 등 실사로 바뀐 사물들은 스타들이 목소리연기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작의 사랑스러움이 살아나지 않는다. 이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자유로운 표현으로 캐릭터의 앙증맞음이 살아났던 것에 비해, 실제 사물을 움직여서 만들어낸 캐릭터들은 그 실감이 감소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애니메이션 속 인물이 실사의 인물로 바뀐 것과는 또 다른 것으로, 굳어있는 사물에 입체감과 생명력을 불어 넣기가 만만치 않은 것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차치한다면, 실사로 만들어진 ‘미녀와 야수’를 즐기지 못할 것도 없다. 실사로 구현한 영화 속의 공간과 의상은 화려함의 극치이고, 영화 전편에 울려 퍼지는 노래는 감정을 고양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미녀와 야수’는 관객들에게 최고의 황홀감을 선사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던 것이고, 이에 지극히 충실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조대영 <영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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