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에 현존하는 날 수 있는 새 중 가장 헤비급

▲ <사진출처=위키백과frank wouters>
 이름이 좀 그렇지? 근데 우리 생긴 게 좀 그래! 그래서 우리를 마지막 남은 ‘공룡의 후손’이라고도 부르지만 그냥 중생대 공룡 시대의 시조새를 연상시킨다고 하는 말이야. 그런데 시조새는 까마귀 정도로 상상하는 것 보다 무척 작은 새였대. 만일 우리가 이름도 생소한 나라인 부룬디 같은 아프리카의 오지에 살지 않았다면 진작 멸종당했을 거야. 아니 사실 멸종으로 몰렸으니까 이렇게 오지에서 쓸쓸히 사는 거겠지 뭐.



“마지막 남은 공룡의 후손”

 우린 잘 날지 못해. 왜냐하면 몸무게가 굉장히 많이 나가기 때문이야. 얼마나 나가냐고? 5kg! 에게! 그 정도~, 그게 뭐가 무겁냐고 고양이 한 마리 무게 밖에 안 나간다고? 흠 너희들이 나는 원리를 잘 이해 못해서 그래. 비행기야 커다란 엔진으로 얼마든지 출력을 낼 수 있지만 우리 새들은 오직 작은 가슴 근육의 힘으로만 날아야 하는 거야.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이지. 너희들이 다리로 전력 질주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산소가 필요한 거야. 너희들 매번 오랫동안 그렇게 뛸 수 있어? 없지! 우리도 마찬가지야. 될 수 있으면 먹을 게 조금이라도 있으면 자리 잡고 날지 않으려고 하는 거지. 새가 날려면 일단 무엇보다 자체 몸무게가 가벼워야 힘이 덜 들어가지. 그래서 나는 새들은 대부분 5kg 미만의 아담한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단다. 비만은 나는 새에겐 곧 죽음을 의미하는 무서운 말이야. 이런 이유로 5kg쯤 되는 우리를 날 수 있는 새 중 가장 무거운 새라고 부르며 나는 새들의 몸무게 한계선으로 삼기도 한단다.

 새 중에는 황제펭귄이 30kg, 에뮤가 50kg, 타조는 100kg도 나가지만 그래서 걔들은 못 날아오르는 거야. 이렇게 나는 것이 어려우니 우린 좀처럼 잘 날아 오르지 않고 그래서 천적들이나 사람들의 손쉬운 사냥 표적이 되었어. 앞서도 말한 것처럼 우리를 공룡의 후예라고 부른다잖아. 그만큼 독특하고 크고 멋지게 생겼기 때문에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고 우릴 상징 동물로 쓰는 데도 많단다. 세계 어느 동물원에서도 꼭 수집하고 싶은 인기 있는 동물 1순위로 꼽히니 한동안 밀렵이 성행했던 거야. 물론 고기가 부족한 원주민들은 먹을려고 잡기도 했지만 파는 것에 비해 먹는 건 너무 손해 보는 장사처럼 돼버렸지.

 우린 주로 개구리나 도마뱀을 잡아먹고 살아. 물고기는 워낙 재빨라서 행동이 느린 우리들은 좀처럼 잡기가 힘들어. 부리 모양이 크고 뭉툭하고 단단한 유럽식 나막신을 닮아서 신발짝 황새라고도 부르단다. 뭐 듣기에 그다지 좋은 이름은 아닌 것 같아. 그렇게 생겨도 나는 새 중에 가장 육중한 새임에는 틀림없지. 요즘은 개성 시대잖아. 그래서 배우들도 잘 생긴 것 보다 개성 있게 생긴 배우가 더 대접받고 바로 우리가 생기거나 행동 하는 것 모든 면에서 개성 만점의 새라고 할 수 있지. 우릴 바라보기만 해도 재미있고 좀 무섭기도 하면서 정겹고 하는 묘한 이중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들 말하곤 하지.

 우린 고대 이집트에서 종이로 만들어 썼다는 갈대 같이 생긴 파피루스가 풍부한 수단·우간다·부룬디·탄자니아 같은 나라가 있는 중동부 아프리카의 강가가 늪지대에 살고 있어. 그곳을 거의 벗어나지 않고 평생을 살지. 날개를 편 길이는 230~260cm정도 되고 몸길이는 115~150cm 키는 90~120cm 정도 되지. 주로 4~5월경에 직경 1m 크기의 풀 둥지를 풀숲에 만들고 두 개의 알을 낳고 그 중 한 개의 청록색의 알을 골라 암수가 번갈아 가면서 품어서 30일 후에 10cm 정도 되는 작은 새끼를 낳고 사냥해온 토한 먹이로 45일 정도를 양육하고 105일 정도에 독립하고 112일 정도 되면 스스로 날 수 있게 돼. 그 후에도 3년 정도 커야 알을 낳을 정도로 성숙이 되고, 35년 정도를 살지. 동물원 같은 사육하 에서는 알을 낳는 행동조차 거의 하지 않아! 그러니 우리를 가둬 키우는 것으로 멸종을 방지하고 번식을 한다는 명분은 맞지 않지. 우리는 새끼 땐 회색빛, 커서는 노란색이었던 눈동자가 나이가 먹을수록 청색으로 변해가서 나이 듦을 알 수 있지.

 

 현재 야생에 5000여 마리뿐

 현재 우리가 자연에 사는 야생 개체 수는 대략 5000~8000마리 정도지만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인해 해마다 점점 그 수가 줄어들고 있어. 부리의 크기는 가로 세로 길이가 비슷하게 20cm 정도로 네모꼴을 하고 있어. 윗부리 끝에는 날카로운 발톱 같은 큰 돌기가 하나 있어 작은 먹이를 잡을 수 있게 하고 먹이가 빠져 나가는걸 방지해주고 심지어 물에서 먹이를 감지하는 감각수염 역할까지 하기도 해. 우린 물고기 같은 먹이를 잡으려고 몇 시간 동안 가만히 물속에 발을 담그고 서서 바라보기고 하고 움직이지 않아. 그러다 먹이가 오면 마치 표범이 덮치듯 그야말로 온 몸을 던져서 먹이를 낚아채지. 다른 긴 부리와 긴 목을 황새들은 목과 부리만 이용해서 가볍게 사냥하지만 우린 원체 몸이 무겁고 그에 비해 목과 다리가 짧아 몸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우린 몸무게가 수컷은 5.6kg, 암컷은 4.9kg 정도 나가지 그것이 새가 날 수 있는 최고 몸무게라고들 하지. 옛날에 이름처럼 황새과로 분류 되었는데 현재는 펠리컨이 속해있는 사다새과로 다시 분류되었단다. 하지만 망치머리황새와 더불어 아직도 황새라 더 불리고 발가락도 펠리컨처럼 물갈퀴로 되어있지도 않지. 황새와 펠리컨의 둘 다의 모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 거야. 그러니 우린 황새보다 크고 넓적한 부리를 가진 펠리컨과 더 가까운 사이라고 보이기도 하지만 대신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고 황새처럼 아래위 부리를 부딪쳐 구애나 경고를 하는 클래터링(clattering)을 하는 걸로 보면 황새 같기도 하고.

최종욱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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