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동물- 파퍼씨네 펭귄들

▲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

 짐 캐리 주연의 영화는 대체로 늘 코믹하고 재미있다. 이번에는 펭귄과 동반 출현이다. 그것도 남극을 대표하는 펭귄 중 하나인 젠투펭귄. 길들인 펭귄이 제법 동물원에 많아진 탓에 이런 영화도 촬영이 가능했겠지만 왠지 대자연에 살아야할 펭귄들이 이렇게 갇혀 지내며 인간에게 각인되고 길들여진다는 점에선 씁쓸하기도 하다.

 발랄한 젠투 펭귄이 나오는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감독 : 마크워터스, 미국, 2011 짐캐리 주연)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뉴욕커로서 잘 나가는 차가운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워커홀릭이며 두 자녀를 둔 이혼남인 파퍼는 이렇다 할 변화 없이 부유하고 편안하지만 무료한 삶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파퍼에게 일 년에 한두 번 그것도 무선으로 연락하면서 세계를 떠도는 지리학자인 아버지의 부고를 접하고 마지막 남은 유산으로 펭귄 한 마리를 변호사로부터 받게 된다. 이 귀찮은 펭귄의 처리를 한참 고민하던 파퍼에게 엎친 데 겹쳐 아버지와 함께 지내던 다섯 마리 펭귄까지 배달되어 총 여섯 마리 펭귄식구가 생기게 된다. 펭귄들이 몰려다니며 집안 여기저기에 똥을 싸서 더럽히고 집기를 부수는 둥 계속 말썽을 피우고 다니자 파퍼는 뉴욕동물원에 이 펭귄들을 기증하기로 결심하고 가져갈 날짜까지 예약한다. 하지만 2주에 한번 꼴로 만나는 아들이 펭귄을 깜작 생일선물인줄 알고 너무 좋아해서 늘 아버지 없는 외로움에 시달렸던 파퍼에게 차마 아들의 기대마저 저 버릴 수 없어 결국 아들을 위해 펭귄 여섯 마리를 반려동물로 키우기로 결정한다. 펭귄을 기르기 위해 집안을 남극처럼 차가운 기후로 만들어 자기는 떨고 지내기도 하고 몰래 파퍼가 없는 동안 집안을 빠져나온 펭귄들이 구겐하임 미술관의 나선형 통로에서 미끄럼을 타기도 하지만 펭귄들을 통해 본래 자신의 순수함과 아버지를 닮은 자연애를 확인하게 되고 차츰 주변 사람들과도 펭귄들을 매개로 어울리며 화해하게 되고 마침내 가정의 재결합이 이뤄지고 가족은 펭귄들을 자연으로 보내주기 위해 펭귄들과 함께 남극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훈훈하고 행복한 자연 동화 같은 이야기이다.

 펭귄은 보통 남국의 신사로 불리지만 실제 남극에 사는 펭귄은 16종의 펭귄 중에서 6종(황제, 킹, 아델리, 젠투, 마카로니, 친스트랩)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가장 높은 위도지역인 아프리카 희망봉의 자카스 펭귄부터 남아메리카 연안의 발견자의 이름을 딴 홈볼트 펭귄, 뉴질랜드 호주 연안에도 세상에서 가장 작은 꼬마펭귄과 눈 주위가 노란 엘로우아이드 펭귄이 살고 있다. 물고기나 크릴새우를 주식으로 하는 특성상 주로 바닷가 연안에 살며 알을 낳고 키운다. 남극에 사는 펭귄들이 추위를 견디는 독특한 방법이 있다. 즉 벌떼처럼 한 덩어리로 뭉쳐서 매서운 바람을 피하는 것이다. 바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교훈을 온몸으로 실천한다. 그리고 알의 온도를 식히지 않기 위해 발위에 올려놓고 꼼작 않고 한 달 가량을 지내기도 한다. 그런 지독한 정성이 있기에 육지에 거의 아무것도 살지 않는 혹독한 남극에서 홀로 견디어 내며 사는 것이다. 남극은 펭귄이 있기에 비로소 살아 숨 쉬는 듯 보인다. 이 영화에 나오는 젠투 펭귄은 다리부터 머리까지 선 몸길이가 60~80cm, 몸무게 4~6kg 정도 나가는 중형급 펭귄이며 성격이 온순하고 호기심이 많고 사람을 비교적 잘 따른다. 눈 위에 흰 반점무늬가 있고 부리가 노란색이어서 잘 구별할 수 있다. 현재 남극대륙에 60만 마리가 살고 있는 걸로 알려져 있고 세계 각국의 수족관과 동물원 등에 널리 전시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 나오는 젠투 펭귄들은 CG 작업 없이 직접 조련된 펭귄들이 대부분 실제 연기했다고 하니 더욱 놀랍고 정성이 많이 들어간 명작이라 할 수 있다. 일단 동물영화에 대해 시시하다는 선입감을 가진 분들도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마스크에서 열연했던 짐캐리의 타고난 명연기와 더불어 신기한 펭귄들의 매력에 빠져 금방 영화 속에 몰입하게 된다. 그래서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여러 번 TV에 재방되는 단골 크리스마스 영화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우리나라 어린이 인기 프로그램인 뽀로로를 비롯하여 펭귄이 조연으로 나오는 영화는 마다가스카르, 해피피트 등 여러 편이 있고 세상 어느 새보다도 날지 못하고 뒤뚱거리며 엉성하게 직립보행으로 걸어 다니는 펭귄은 그 자체로 인기가 높다. 사람은 늘 자신과 어느 구석이라도 닮은 것에 더 친근감을 느끼는가 보다.

최종욱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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