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첫 시간에 들어오지 않는 학생은 거의 다 알바를 하는 학생이다. 오후 수업에도 결석이 잦은 학생이 있다. 친구에게 물어보면 알바를 한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은 문자를 보내 따로 통화를 하고 직접 만난다. 수업에 꼭 들어오라고는 하지 않는다. 대신 학점을 포기하지는 말고 다른 방법이 있으니까 연락을 끊지는 말자고 한다.
대학생 54퍼센트가 일을 한다면 둘 가운데 하나는 공부하면서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일하면서 겪은 일을 쓴 글을 나는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많은 신문과 잡지와 방송이 있는데도 일하면서 공부하는 마음을 쓴 글이나 책을 찾아보기 힘들다. 나는 작년에 광주대학교 1학년 학생 58명 글을 묶어 책으로 출간했다. 책 제목은 ‘우리네 마음속에는 이야기가 산다’(상상의힘)이고, 이 책 1부 ‘일하면서 공부하고’에 실린 글 여섯 편이 아르바이트하면서 겪은 일을 쓴 글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아르바이트하면서 겪은 일이 활자로 출판된 것이다. 이 글 여섯 편에 우리 학생들의 고단한 하루와 서러움과 외로움이 담겨 있다. 아래 시는 광주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1학년 ○○○이 쓴 시 ‘월화수목’이다.
월화수목
오늘은 알바를 가는 날이다.
알바를 할 때 나는 가면을 써야 한다.
지겹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