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동주의 일본 유학 첫해 여름(1942년 8월4일). 앞줄 왼쪽부터 윤영선, 송몽규, 김추형이고, 뒷줄 왼쪽부터 윤길현, 윤동주다.
 (지난 호에 이어서 씁니다)

 노래 ‘편지’를 안치환에게 소개한 이는 박노해의 시 ‘노동의 새벽’에 곡을 붙인 최창남 목사이다. 그는 ‘저 놀부 두 손에 떡 들고’, ‘모두들 여기 모여 있구나’, ‘노동해방가’, ‘고마운 사랑아’ 같은 노래를 작곡했다. 당시 작곡가 ‘김용수’로 알려졌는데 최창남 목사가 바로 그다.

 그렇다면 윤동주의 시 ‘편지’는 어떤 시일까. 아래에 시 전문을 옮겨 본다.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 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부치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읽어보면 알 수 있듯이 ‘동시’라 할 수 있다.

 지금도 네이버나 다음 사이트에서 ‘윤동주 편지’를 검색하면 안치환의 ‘편지’ 노랫말이 올라온다. 2012년 제1회 윤동주 시 작곡 경연대회에 참가해 금상을 탄 이도 안치환의 ‘편지’ 노랫말이 당연히 윤동주 시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심사를 했던 사람들도 참가자들(모두 여섯 팀)이 윤동주 시가 아닌 노랫말로 참가할 거라고는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참가자도 심사위원도 모두 몰랐던 것이다. 윤동주기념사업회는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제1회 금상 수상작 란을 빈 란으로 해 놓는다. 이런 일을 영어로는 ‘해프닝’이라 하고 우리말로는 ‘뜻밖의 사건’이라 한다.

 다시 안치환의 ‘편지’ 노랫말을 떠올려 보자. 시가 아주 절절하다. 그래서 더더욱 사랑을 받았을 것이다. 이 시를 쓴 사람을 찾고 싶다. 혹시 이 시를 쓴 시인을 알고 있다면 아래에 댓글을 달아 주셨으면 좋겠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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