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시 ‘돌매미’ 이야기1

▲ 박명호가 쓴 시 ‘돌매미’.<출처=교육부>
 매미는 3년에서 7년 남짓 땅속에서 굼벵이로 살다가 네 번 탈피를 한 다음 늦봄이나 초여름에 땅 위로 나와 2주일에서 한 달 남짓 살고 죽는다. 땅속에서 애벌레가 나올 때는 비가 온 다음 날이다. 땅이 흠뻑 촉촉해야 쉽게 뚫고 나올 수 있다. 여름 장마가 진 뒤 매미 소리가 들리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막 성충이 된지라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다. 그런데 여름에 비가 적게 오면 땅이 단단해 애벌레가 땅을 뚫고 못 올라온다. 그런 해는 한여름 매미 소리도 작다.

 초등학교 3학년 ‘국어-가’ 교과서 14쪽에 아주 재밌는 어린이시가 실려 있다. 박명호가 쓴 ‘돌매미’다. 명호가 이 시를 쓴 때는 2000년 6월31일이고, 그때 명호는 강원 양양 오색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담임은 탁동철 선생님이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학교 이름도, 학년도 나오지 않는다. 교과서에 실린 시를 아래에 옮겨본다.
 
 돌매미
 
 비 오고 매미가 운다.
 이얼지 이얼지 이얼지
 이얼찌끽 이이이이이이
 찌징찌징찌징 쫍쫍쫍쫍.
 
 명호가 말하는 ‘돌매미’는 보리매미다. 보리 이삭이 팰 때 울기 시작한다고 해서 보리매미다.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산에서 처음 채집했다고 해서 ‘소요산매미’라고도 한다. 보리매미는 ‘이총 이총’ ‘이초강 이초강’ 하고 울어 이총매미, 이초강매미라고도 한다.

 위 시 ‘돌매미’를 보면 4행으로 되어 있는데, 명호는 원래 4행으로 쓰지 않고 한 행으로 죽 이어서 썼다. 아마 명호는 처음부터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고 쓴 것이 아니라 그때 자신이 들었던 매미 소리에 마음이 움직여 단숨에 쓴 것 같다.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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