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시 ‘돌매미’ 이야기1
초등학교 3학년 ‘국어-가’ 교과서 14쪽에 아주 재밌는 어린이시가 실려 있다. 박명호가 쓴 ‘돌매미’다. 명호가 이 시를 쓴 때는 2000년 6월31일이고, 그때 명호는 강원 양양 오색초등학교 5학년이었다. 담임은 탁동철 선생님이다. 그런데 교과서에는 학교 이름도, 학년도 나오지 않는다. 교과서에 실린 시를 아래에 옮겨본다.
돌매미
비 오고 매미가 운다.
이얼지 이얼지 이얼지
이얼찌끽 이이이이이이
찌징찌징찌징 쫍쫍쫍쫍.
명호가 말하는 ‘돌매미’는 보리매미다. 보리 이삭이 팰 때 울기 시작한다고 해서 보리매미다.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산에서 처음 채집했다고 해서 ‘소요산매미’라고도 한다. 보리매미는 ‘이총 이총’ ‘이초강 이초강’ 하고 울어 이총매미, 이초강매미라고도 한다.
위 시 ‘돌매미’를 보면 4행으로 되어 있는데, 명호는 원래 4행으로 쓰지 않고 한 행으로 죽 이어서 썼다. 아마 명호는 처음부터 시를 쓰겠다고 마음먹고 쓴 것이 아니라 그때 자신이 들었던 매미 소리에 마음이 움직여 단숨에 쓴 것 같다.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