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가리 요시타로와 ‘토기 융기문 발’
이 그릇은 일제강점기 1933년 부산고고회(1931-1941, 일본인 중심의 아마추어 고고학회) 회원 오마가리 요시타로가 부산 영선동 패총에서 발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산동 패총은 지금의 영도구 영선동 파출소가 있는 자리이다.
‘토기 융기문 발’에서 ‘발(鉢 바리때발)’은 말 그대로 발우(바리때)를 말한다. 그릇 모양이 스님들이 쓰는 밥그릇을 닮았다 해서 ‘발’을 붙인 것이다. 융기문(隆起紋 두터울융·일어날기·무늬문)은 ‘두텁게 일어나 있는 무늬’를 뜻한다. 하지만 이 명칭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보통 융기는 스스로 일어나는 것인데, 이 그릇의 무늬는 저절로 융기한 것이 아니라 신석기인이 ‘일부러’ 흙띠(덧띠)를 붙여 ‘무언가’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융기문’보다는 ‘덧띠무늬’가 더 알맞다. ‘발’도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근대의 관점으로 신석기 그릇에 이름을 붙인 경우라 할 수 있다. 신석기인의 세계관 속에서 적절한 이름을 찾아 붙이는 것이 좋을 듯싶다.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