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산리 덧무늬토기 두 점을 보면서 일본의 목판화가 카츠시카 후쿠사이가 새긴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가 떠올랐다. 특히 덧무늬토기2가 그랬다. 나는 이 토기 겉면에 붙인 삼각형 덧띠무늬를 파도로 보았다. 양양 앞바다 그 성난 파도가 잇따라 내리치는 모양을, 삼각형을 이어 붙여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었다. 더구나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에서 왼쪽 가장 큰 파도를 보면 옅은 굵은 선으로 솟아오르는 바닷물의 무서움과 힘(물기둥)을 나타냈다. 이것은 덧무늬토기2에서 삼각형 안에 친 흙띠 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덧무늬토기1도 성난 파도의 물결을 표현한 것 같았다. 오산리는 바다에서 200미터 남짓 떨어진 곳이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성난 파도와 물결을 표현했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래 그릇은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신석기인이 빚었던 그릇이다. 모두 다 삼각형 무늬가 있다. 과연 이 삼각형은 무엇을 뜻할까.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