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신석기인의 구름무늬 ‘삼각형’

▲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 19세기. 25.3×37.5cm. 일본의 목판화가 카츠시카 후쿠사이가 70년대에 새긴 ‘후지산 36경’ 가운데 첫 번째 작품이다. 그는 파도를 바닷가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바다 한가운데에서 보고 있다. 생선 운반 배 ‘오시오쿠리’ 세 척이 파도를 헤쳐가고 있다. 그리고 저 멀리 후지산이 보인다. 기메 국립아시아미술관
 나는 오산리 덧무늬토기 두 점을 보면서 일본의 목판화가 카츠시카 후쿠사이가 새긴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가 떠올랐다. 특히 덧무늬토기2가 그랬다. 나는 이 토기 겉면에 붙인 삼각형 덧띠무늬를 파도로 보았다. 양양 앞바다 그 성난 파도가 잇따라 내리치는 모양을, 삼각형을 이어 붙여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었다. 더구나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에서 왼쪽 가장 큰 파도를 보면 옅은 굵은 선으로 솟아오르는 바닷물의 무서움과 힘(물기둥)을 나타냈다. 이것은 덧무늬토기2에서 삼각형 안에 친 흙띠 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덧무늬토기1도 성난 파도의 물결을 표현한 것 같았다. 오산리는 바다에서 200미터 남짓 떨어진 곳이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성난 파도와 물결을 표현했을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아래 그릇은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아메리카 신석기인이 빚었던 그릇이다. 모두 다 삼각형 무늬가 있다. 과연 이 삼각형은 무엇을 뜻할까.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1. 나이지리아 신석기 항아리 2. 이집트 신석기 항아리(기원전 3800년, 높이 16cm) 3. 스페인 발렌시아 물그릇(높이 12.4cm, 발렌시아선사시대박물관) 4. 영국 비커(높이 13.8cm, 대영박물관) 5. 러시아 얌나야(Yamnaya) 물병. 6. 초기 아시리아, 시리아 샤가르 바자르 신석기 그릇(기원전 1900-1700, 높이 22.8cm, 대영박물관) 7. 중국 양사오 물병(기원전 5000년) 8. 과테말라 마야 토기 복제품. 9. 미국 애리조나 호피족(Hopi) 그릇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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