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촌에선…
 “불량볍씨에굚 이상기온에”
 다 자란 모판 되엎기 ‘한숨’
 
 예로부터 농자천하대본(農者天下大本)이라고 했다. 농업이야말로 생명산업이었기 때문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우리의 농업도 많이 변했다.
 예전에 모내기는 오전 새참먹기 전에 모판에서 모를 찌는 작업부터 했다. 새참을 먹고 나서야 모심기를 시작 했다. 그날 모내기 작업이 빨리 끝나느냐는 모를 찌는 작업에 달려 있었다. 모뿌리에 달라붙은 흙의 무게는 발대에 못짐을 져보는 사람만이 알 수 있었다. 허물허물 말랑말랑한 논둑을 못짐을 지고 다니기란 정말 위험천만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옛날 추억이 되어 버렸다. 농로가 확충되고 트렉터로 논 바닥을 고르고 이앙기로 모내기를 한다. 모내기를 맡겨버린 논은 이앙기로 모내기를 하는 단 한 사람만 보일 뿐이다.
 이러한 농촌에 지금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벼품종으로 공급한 호품 등의 볍씨가 재대로 발아되지 않아 못자리를 다시 하는가 하면 잘 자란 모가 키다리병이 발생해 수십판을 되엎는 현장을 목격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이 인재인가? 자연 재해인가? 모를 일이다. 어떨 때는 한 여름같은 온도로 치닫는가 하는 등 기상 이변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러한 자연재해 쪽에 무게를 더 두어야 할 것 같다.
 본 시민기자도 모내기를 하기 위해 논을 고르는 로타리작업을 어제 했다. 물론 이 작업은 트렉터를 가진 숙련공이 한다. 내게는 옆에서 단지 물조절을 해주고 물이 샌 곳이 없는지 논둘을 밟아주고 나중에 모판을 논으로 옮기는 역할이 주어졌을 뿐이다.
 한여름같은 30도를 오르내리는 논둑길에 숨이 헉헉 찬다. 그래도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이 게 날마다 계속하는 일상이 아닌 어쩌다 1주일에 한 번 정도 농사체험으로 하는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들 모두가 다시금 반추해볼 아름다운 농사체험에 동참해봄이 어떨까 싶다. 손홍식 시민기자 guinness18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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