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생산·관리 주체 `더 혹독한’ 절전 대열
서광주지사 선풍기 몇 대 의지 땀 뻘뻘

▲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을 켜지 못하는 한전 서광주 지사 직원들, 냉난방 못한 게 2년이 넘었다고 한다.
 섭씨 30도를 넘는 사무실, 습도 85%, 아무리 더워도 에어컨이 허락되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면 견디질 못한다. 더워도 에어컨조차 켜질 못한다. 다만 선풍기 몇 대에 의지해 수십 명의 직원이 어렵게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한전 서광주 지사의 여름 풍경이다.

 본 시민기자는 지난 5월 27일 청년 인턴으로 동료 7명과 함께 농성동에 위치한 서광주 한전에 배치 받았다. 기술이 있는 인턴은 배전운용팀이라는 기술 부서에 배치됐고, 본 시민기자는 고객지원팀 민원창구 한켠에 자리 잡았다.

 한전은 여름과 겨울이라도 냉난방을 하지 못한다. 자신들이 만든 전기를 마음대로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은행과 학교 등에서는 날씨가 더우면 에어컨을 켤 수 있지만 이곳은 아예 자물쇠로 잠궈놨다. 냉난방 못한 게 2년이 넘었다고 한다.

 전력난이 심각한 최근엔 관공서들도 절전 대열에 동참하고 있으니, 더위로 인한 고충은 한전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전력관리 주체인 한전은 민원 업무 창구에서부터 수요관리 부서, 배전 운용팀까지 모두 선풍기에 의존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한전에 입사하기 전부터 절전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고, 집에서부터 절전을 실천해 왔지만, 막상 한전에 와보니 생각보다 훨씬 독한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한전 서광주 지사는 아침 9시 업무시작부터 전기 요금 및 계량기 문의 등으로 민원인이 찾아든다. 이 행렬은 오후 5시까지 이어진다.

 고객지원팀 민원 창구에 와 조용히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기 요금 때문에 언쟁이 높아지는 경우도 심심찮다.

 민원 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이런 민원도 있다. 건물주가 세를 내줘 건물 한 동에 많게는 6개의 전기 계량기가 설치된다. 이때 세입자가 전기요금을 내지 않고 야반도주하듯 사라지면 나머지 전기요금은 고스란히 건물주의 몫이 된다. 건물주 입장에선 민원실을 찾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주인들은 단도직입적으로 단전을 요구한다. 하지만 규정상 3개월 이상 전기요금을 연체해도 단전은 할 수 없다. 하니 한전 입장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내방 고객의 50% 이상이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라 자칫 폭염 때문에 쓰러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많다.

 날씨도 더운데 1시간 이상 민원인을 응대하다보면 퇴근해 집에 가면 녹초가 된다.

 인턴이야 5개월 지나면 이곳을 벗어날 수 있지만, 이곳에서 평생을 일해야 할 한전 직원들의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인턴이 끝나고 다른 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절전을 실천해야겠다.

 “여러분이 1시간 에어컨 켜고 일하면 한전에서 일하는 수많은 직원들은 선풍기에 의존해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더운 날씨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전기를 소중하게 쓰기 위해 조금만 더 참고 절전에 동참해주길 당부 드린다.

배남일 시민기자 a84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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