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숲을 함께 걷던 사람들이 오늘은 푸른길을 함께 걸었다. 노란 조끼를 입고 걸었다. 세월호의 아픔을 입고 걸었다. 아픔이 희망이 되게하려 걸었다.

 이불 속 늘어진 늦잠의 유혹을 뿌리치고, 우린 아침9시 동구 푸른길 시작점에 섰다. 자주 보던 숲해설가회원들 외에 오늘은 특별한 두 분이 함께했다. 동구시작점 합류를 위해 반대편끝 남구 진월동에서 오늘 걸을 길을 거꾸로 아침 일찍 걸어온 한경숙 청춘님, 오늘 우리의 역사를 사진으로 담아주실 조계현 선생님, 마치 지구 반대편에서 걸어온 듯한 사람처럼 반가웠다.

 오늘의 걸음을 어떤 생각으로 왔는지 서로 나누며 마음을 모아 순례를 시작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날일이지, 눈과 마음이 가는 나무들을 숲해설가들이 그냥 지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마음을 한 곳으로 모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세월호라는 함께 나누어야할 아픔에.

 하여 백미터 나아가는데 두시간 세시간도 좋은(작은 풀한포기에도 한참동안 눈길을 빼앗기는 숲해설가들에게는 주변에 해찰할 꺼리들이 너무 많은 길이므로) 우리의 걸음은 더더 당차고 빨라져 1시간여만에 푸른길기차에 도착하는 위업을 달성하기에 이른다.^^ 푸른길기차에서 차한잔을 나누며 세월호인양등 현재 진행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나니, 문득문득 잊고있었음에 미안함이 가득해졌다.

 노란 조끼의 매무새를 바르게하여 한 사람의 관심이라도 더 모으려했고, 나무를 옭죄고있는 줄을 풀어주는 것으로, 그 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다.

 그렇게 우린 일만오천보를 함께 걸었다. 처음보는 이에게도 금새 마음을 열어 스며드는 그 길을 걸었다. 많은 이들에게 벌써 일상이 되어버린 그 길을 걸었다. 촛불집회에 무대에 선 한 로커의 말처럼 정의와 상식의 길을 걸었다. 이제 또, 잊혀지지 않게 자연스레 숨 쉬듯 해야 할 그 길을 함께 걸을 것이다.

 ‘청춘’이란 노래의 가사처럼 인생이 가는 길 머나먼 길에 꿈같이 값비싼 시절, 청춘 한생에 다시없는 황금의 시절, 청춘을 빛나게 살기 위해!

숲을 사랑하는 꽃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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