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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시민 상주’ 일기]시민상주 3년의 활동
‘416기억저장소와 함께 기억나눔전’ 준비
강선화
기사 게재일 : 2017-03-20 07:00:00
 단원고 아이들과 같은 또래 고1아들 둔 엄마로 늘 빚진 맘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로 지샌 날도 있었다. 아이들을 생각하며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에 순례 길을 홀로 하는 게 두렵지만 아직도 이루지 못한 진상 규명과 온누리에 산적한 적폐가 청산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다리며 용기를 내며 걷고 있다.

 오전 8시 이른 회의로 시청 가는 버스 안, 임윤화 샘 전화다.

 “시간이 되느냐? 오늘 ‘꽃피다’로 오세요” “네, 시간돼요. 회의 끝나는 대로 갈게요.”

 감기몸살과 누적된 피로로 무지무지 아프지만 거절할 수 가 없다. 아니 사실 난 임윤화 샘 전화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18일부터 5·18기록관에서 개최하는 ‘416기억저장소와 함께하는 시민 기억나눔전’에 ‘광주시민상주모임 활동 아카이브’를 공개한다.

 서둘러 도착한 ‘꽃피다’엔 여러 상주님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고 묵묵히 기록을 담아내고 있었다. 많이 지쳐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

 나의 임무는 상주카톡방 정리하는 일(1달분의 양이 A4용지 175~180페이지). 2016년 5월, 6월, 7월, 8월의 주요 활동만 정리하는 작업인데 1달 정리하는 시간이 3~4시간이 걸렸다. 어휴 노안인디….

 기침과 콧물, 코막힘이 심하고 열이 있었지만 어찌 내색할 수 있나. 3년의 긴 세월 동안 이웃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담아낸 시민상주님들이 3년의 기록을 남기는 작업에 참여하는 영광을 주셨는데….

 대표도 없고 조직적이지 않지만 어느 단체 못지않게 치밀하고 긴밀한 행동들, 투박한 말투지만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는 작업 속에 서로 어깨를 내어 주고 서로 의지하고 기대고 있는 모습이 거룩하다.

 늦은 10시가 훌쩍 지나도 8월 1달이 남았다. 버스 끊기기 전에 일어서면서 8월은 집에서 정리하기로 하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감기 몸살이라 그런가 오한이 들고 너무 춥다. 오직 누울 자리만 생각났지만 고3아들 간식거리는 딸아이에게 맡긴 채 8월을 정리하고 나니 새벽1시20분이다. 메일로 보내고 나니 눈이 빠질 것 같다.

 낼 새벽에 일어나 현장심사를 가야 하는데 일어나 지려나?

 상주톡방을 정리하면서 느꼈다. 끊임없이 애정이 깃든 대화와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기억하려는 전투적 결의와 행동들이 녹아 있었다.

 기억의 교실, 함께하는 단식 투쟁, 매일 올라오는 희생자들의 일상 회고, 신문에 알리려는 3115명의 참여자들, 마을촛불들 등등.

 얼마나 애린 가슴을 쓰다듬었는지 모른다.

 시민상주 3년의 활동으로 지친 어깨에 이제 나의 어깨를 가만히 내어 놓았다. 후발주자라 비축한 힘이 있다. 부족하지만 힘 되는 일이라면 기꺼이 달려갈 것이다.

 아직도 맘은 있으나 시작하지 못한 이들이 있으리라…. 늦은 행동도 필요한 이때 주저 말고 용기를 내셨으면 한다.

강선화 <동구촛불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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