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변화 앞에서 교육 선진국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여 교육 개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책에 기록된 단순 지식을 암기하고 객관식 문제의 정답을 맞히는 기술을 공부하기 위한 선행 학습 학원에 자녀를 열심히 보내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학부모님들은 이제는 `이게 맞아!’라는 확신보다는 `이게 맞는 건지?’라며 불안해하면서도 내 아이만 뒤쳐질까 염려되어 자녀를 많은 학원에 보내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감 때문에 지난해 우리나라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나 한 해 사교육비는 경기도의 한 해 예산과 맞먹고 있습니다.
교육선진국의 교육변화에서 확실한 것은 암기 지식은 AI(인공지능) 시대에 쓸모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래학자들은 모두 통계와 데이터에 기반해 지금 우리가 선호하는 직업중 의사, 약사, 변호사, 회계사 등 현재 유망한 직업일수록 우리 아이들 세대에 사라질 위험이 크다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지금 사교육의 목적은 좋은 대학에 보내 월급이 많은 직장에 취업시키면 성공한 삶이 보장된다는 부모님들의 신념에 의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는 기술 변화 속도가 전보다 훨씬 빠르고 인간 수명이 늘기 때문에 `평생 직장’이 없어지고, 대학 4년간 배운 전공은 단지 평생 동안 해야할 19개 직무 중 한 개의 하나의 준비일 뿐인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은 100년 동안 살면서 계속 새 기술을 배우고 인공지능과 경쟁해서 일을 찾아가며 살아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미래에는 세상의 문제들을 포착하고, 풀어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직업만이 살아남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개개인이 가진 암기 지식의 양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변하는 시대에 살아갈 우리 자녀는 국·영·수 선행 학습보다 더 중요한 협동과 적응 능력을 키워줘야 합니다. 미래 인류는 다양한 구성원이 협동하고 집단 지성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이므로 협력하고 공감할 줄 아는 인성을 갖춘 인재가 필요해지게 됩니다. 또 우리 아이들 세대는 앞으로 100살을 살면서 평생 자신을 업데이트해야 해야합니다. 1차, 2차, 3차, 4차 산업혁명 사이의 기간은 점점 짧아져 몇십년 후 또 어떤 대변혁이 찾아올지 아무도 모르는데 그때 가장 필요한 능력은 적응력입니다. 이제부터 자녀를 위한 양육방법은 변화에 적응하고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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