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에 성인은 물론 유아들도 공동체 속에서 다양한 타인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타인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기본 능력은 감정조절 능력입니다. 감정은 경험을 통해 조절 가능한 심리적인 과정으로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다면 사회적 소통에 능숙하고 타인에게 호감이 높은 사람이 될 것입니다.

 2008년 위스콘신 대학의 학자들은 아동의 정서적인 발전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생물학적인 발달과 복잡한 배움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학대받고 방치, 고립된 아이들은 감정을 나타내는 얼굴 표정을 구분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를 위한 학습에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만약 자녀가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을 보면서 상대방의 정서를 알지 못한다면 자녀는 앞으로 타인과 상호작용하는데 분명히 어려움을 경험할 것입니다.

 정서 발달은 생애 첫 5년 동안 매우 급속하게 이뤄집니다. 연구에 따르면 아동은 생후 1년이 되면 분노, 슬픔, 즐거움, 흥미, 놀라움 등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 2세가 되면 죄책감, 부끄러움, 난처함, 자부심 등을 알 수 있습니다.

 걸음마기에는 자신의 감정과 상황적인 맥락을 연결시켜서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지 알게 됩니다. 만 3~5세 유아는 우정 형성, 자신의 느낌 표현을 위한 감정조절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만 4세가 되면 또래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자신도 상대방의 정서와 유사한 정서로 반응할 수 있습니다.

 자녀의 정서적인 발달 과정에서 부모님이 자녀의 곁에서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표정과 몸짓에 대해 해석해준다면 자녀의 정서발달이 촉진될 것입니다. 표정과 몸짓언어는 사람의 정서반응을 해석하는 일반적인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자녀가 흥분한 상태였다면, 부모는 자녀를 보면서 “우와, 우리 정윤이 정말 신났구나! 기분이 굉장히 좋구나! 지금 당장 친구한테 달려가서 놀고 싶은가보네”라고 말해주십시오.

 또한 자녀가 또래의 감정을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놀이 시간을 줘야합니다. 유아기에는 쉼 없이 뛰고, 장난감이나 주변 세상에 흥미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미묘하지만 명백한 정서표현 단서인 몸짓언어, 표정, 목소리 톤과 크기 등에 대하여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한 아이가 또래와 경험을 공유하기를 원한다면, 올바른 감정, 표정, 몸짓언어 등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친구가 행복한지, 화가 나지는 않았는지, 슬프거나 실망하지는 않았는지 이해하고, 친구의 감정에 친절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많은 부모님은 자녀가 타인과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고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올바르게 인식하기를 원합니다. 그렇다면 부모님께서는 자녀가 만나는 타인의 정서 반응을 해석해주어 자녀가 타인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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