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학을 앞두고 부모님은 물론 아이들도 그리 신나지 않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방학을 맞으면 학교 공부에서 뒤처진 과목을 집중 교육해서 성적도 향상시켜야 하고 급식으로 영양식을 골고루 먹던 아이들에게 식사도 만들어주셔야 합니다. 요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학원비와 식사 준비 등 돈과 시간을 많이 사용해야하니 마음이 무거운 것은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아이들 역시 방학을 맞으면서 신나지 않다고 합니다. 결국 방학은 부모님도 자녀도 모두 신나지 않는 기간이 될 수 있습니다. 방학을 맞이하는 아이들은 학교보다 학원 일정이 더 빡빡해지고 학교보다 학원 과제가 더욱 많아서 힘들다고 합니다. 게다가 등교 이후에는 엄마의 관리를 받지 않다가 방학이 시작되면 부모님과 뗄레야 뗄 수 없이 일어나는 시간부터 학원을 오가는 것 까지 모두 부모님의 눈앞에서 이뤄지다보니 아이들도 방학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방학을 맞으면서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는 동안 할 수 없었던 활동을 한 가지 이상은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면 제가 아는 여학생 중에서는 방학이 시작되면 염색을 하고 머리 웨이브 파마를 하는 학생이 있습니다. 평소에 긴 머리를 풀어서 웨이브 진 머리의 찰랑거림을 무척 좋아하는 여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학기중에는 교복과 함께 단정한 머리모양을 하고 다녔지만 방학 기간 동안에는 평소에 하고 싶었던 머리 모양을 할 수 있도록 부모님과 협상을 한 것입니다. 물론 개학이 될 즈음이면 미용실에 다시 한 번 다녀옵니다. 학생으로서 교복에 어울릴만한 단정한 머리모양으로 바꾸고 개학을 맞이합니다.

 또 초등학교 5학년 남학생은 자전거 캠프를 다녀옵니다. 평소에 자전거를 타기에는 위험한 아파트 단지에서 멀리, 긴 시간 동안 자전거의 속도를 즐기고 싶어하던 활동량이 많은 남자아이는 방학이 아니면 할 수 없는 5박 6일간의 자전거 캠프를 다녀옵니다. 안전한 자전거 길이 있는 지역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집에 돌아옵니다. 자전거 캠프를 다녀온 모든 방학 기간동안에는 학원에서 부진한 과목을 열심히 공부하고 개학을 맞이합니다.

 방학이 되면 학과 공부 중에 집중해서 성적 향상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이 훨씬 많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학원을 정하거나 일정을 정하실 때에도 자녀들과 꼭 이야기 나누시기 바랍니다.

 세상 누구보다도 친구와의 관계가 무척 중요한 시기의 아이들은 친구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특히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교과목에 더욱 집중해서 공부해야한다면 꼭 자녀와 함께 이야기 나누고 방학 일정을 계획하셔야 돈과 시간을 효울적으로 사용하는 방학이 될 수 있습니다.

 방학이 되었을 때 자신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부모님이 주인으로 있어서 부모님의 생각대로 움직이게 되면 우리 아이들은 ‘귀차니즘’ 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방학에는 아이들이 평소 시간이 부족해서 할 수 없었던 경험을 꼭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면 부모님께서 계획한 방학의 학습 계획도 이루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돈과 시간을 투자한 많은 방학 활동에 아이들은 최선을 다하고 개학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과 자녀가 모두 뿌듯하게 기억하는 2018년 여름방학을 맞으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대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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