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지금 행복한가?

▲ 이해모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추석연휴 하늘이 파랗고 맑다. 어릴적 들판을 뛰놀며 실컷 보았던 그 가을하늘이 펼쳐졌다. 고향에 가서 눈이 시리게 푸른 가을하늘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가슴시린 파란 하늘을 보고있노라니 그저 한없이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지난 몇년간 우리앞에 다가선 미세먼지, 뿌연 하늘은 말할 것 없고 세상이 온통 칙칙했다.

 마스크는 불나고 공기청정기는 집집마다 학교마다 부랴부랴 설치하느라 제품이 부족할 정도였다. 길거리에는 온통 하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람들로 넘쳐났다. 이제 미세먼지는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매일 관련 뉴스를 쏟아내며, 일기예보에서도 미세먼지는 좋음, 보통, 나쁨, 매우나쁨 등 네가지 기준으로 예보를 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결국 산업화와 도시화의 산물이다. 여러가지 자연적인 요소가 복합된 산물이기는 하지만 주 원인은 공장에서 발생하는 먼지, 화력발전소 등 발전시설이나 제조업의 연소, 자동차의 배기가스 매연 등에서 기인하고 있다.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삶의 행태, 과도한 소비문화로 하나밖에 없는 지구는 병들고 있다.
 
▲“광주 미세먼지 47% 자동차 탓”
 
 개발과 발전은 그저 좋은 거라는 전도몽상의 세상에 우린 살고 있다. 끊임없이 생산하고, 끊임없이 소비하고, 끊임없이 욕망을 분출하면서 거침없이 살아간다. 그 결과 우리에겐 기후위기 라는 절박한 상황에 처했다. 폭우, 폭염, 홍수나 가뭄 증가, 쓰나미나 허리케인 발생, 생물학적 다양성이 감소하고 빙하가 녹아내린다.

 그리고 먹이와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북극곰 멸종, 물과 에너지 및 식량 공급 부족으로 기후난민이 발생되고, 어느 태평양의 섬나라는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조금씩 물에 잠기고 있다. 이뿐이랴. 바다는 온갖 가정용·산업용 쓰레기로 물고기들이 폐사하고 거대한 쓰레기섬이 생겨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다.

 도심 거리거리엔 1회용품 쓰레기들이 넘쳐난다. 쓰레기통이 넘쳐서 길거리까지 널브러져 있는 온갖 쓰레기들 중에 거의 대부분은 1회용품이 차지하고 있다. 지구촌 수많은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이때, 우리는 음식물이 넘쳐나 버려지고 그걸 쳐리해야 할 비용은 말할 것 없고 처리용량이 과부하 걸린 상태다.

 가속화된 도심화 속에서 우리지역만 해도 고층아파트가 하루가 멀다하고 지어지고 있고, 대중교통 보다는 자동차 이용자 수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다. 우리네 ‘삶의 속도’는 매우 빨라졌지만 과연 그 속도에 비례하여 우린 과연 행복한가. ‘물질의 풍요로움’은 늘어났지만 과연 우리는 그에 비례하여 우린 과연 행복한가.

 오는 9월 22일은 세계차없는 날(Car Free Day)이다. 세계차없는 날은 에너지 절약과 함께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자는 의미로 지난 1997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되었다. 우리 광주는 지난 2009년부터 매년 차없는 날을 기해 환경단체들이 캠페인과 실천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지난 해 국립환경과학원의 조사 결과 바람을 타고 중국 등에 넘어오는 미세먼지는 빼고, 우리지역 광주 안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약 47%인 절반 가량은 자동차 때문에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우리 지역은 여러 오염원 중에서 자동차로 인한 미세먼지 발생이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단순 소박하게, 자발적 불편하게”
 
 미세먼지는 물론 모든 환경문제는 결국 우리 인간이 지어온 과보에 다름아니다. 지구가 병들고 지구가 아파하면 결국 우리 인간이 병들고 아플 수밖에 없다. 왜냐, 나 자신과 이웃과 세상과 자연은 한몸 한생명이기 때문이다. 인드라망의 그물코처럼 씨줄날줄로 연결되어 있어 고스란히 그 과보를 받게 되어 있다.

 개인이 지은 과보는 개인이 극복하고 풀어가면 될 일이다. 하지만 사회적인 공업(共業)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구성원 한사람 한사람 모두가 같이 지혜를 모으고 풀어가야 한다. 결국 사회적인 과보는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전도몽상의 세상에서 욕망에 끄달리는 삶의 과보는 우리모두를 고통과 절망에 빠뜨리게 한다.

 지금이라도 우리 모두의 평안을 위해,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해 자기 스스로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 진지하게 물어야 한다. 미세먼지 없는 파아란 하늘을 지금은 물론 우리 아이들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서는 물질의 풍요로움에 허우적대는 삶에서 벗어나 단순소박하게, 자발적으로 불편하게 살아가는 삶을 선택해야 한다.
이해모(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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