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니스의 상인.
 베니스의 상인에선 포샤가 가장 정의롭고 지혜롭다. 주인공 소개에도 그렇게 나와 있다. 하지만 소개가 그렇다고 모든 면에서 다 지혜로운 것은 아니다. 사람은 누구든 단점과 장점이 있는 법!이다. 포샤의 장점은 지혜롭지만 단점은 한 쪽의 이득만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판결, 재판의 신인 유스티치아가 되어서 이 판결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해보자.

 먼저 내가 생각하는 지혜로운 판결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기엔 어느 한 쪽도 투덜대지 않는 ‘공정한’ 판결이다. 만일 어느 한 쪽에서라도 “이 판결은 공정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이 나온다면 그 판결은 잘못되었다. 만일 그 말이 거짓말일지라도,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공정하지 못한 판결에서 살아남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포샤는 샤일록이 베니스인을 죽이려 했다는 이유로 전 재산을 몰수하고, 그것도 모자라 기독교로 종교를 바꾸라고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불복할 경우는 사형이라는 말까지 하였다. 하지만 입장을 바꾸어보자. 베니스인이 샤일록이고. 샤일록이 베니스인 같이 돈을 빌리는 입장이라면 베니스인은 샤일록을 죽이고도 분에 차있을지 모른다. 그런데도 유대인을 죽였으니 사형을 면할 것이다. 그러니 이 재판도 얼핏 보면 지혜롭고 샤일록은 나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지혜롭지 않다. 그러므로 난 이 재판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내가 법의 신 유스티치아라면 이 재판을 샤일록은 안토니오를 죽이려고만 하였지 죽인 것은 아니므로 종교를 개종하는 것을 면하고 재산은 전 재산의 10%만 몰수하겠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샤일록을 유대인이라고 무시하고 그의 실패를 비웃고 성공을 조롱하였으나 샤일록에게 당해 죽을 뻔한 기억도 있기 때문에 안토니의 재산의 절반 12%만 몰수하겠다는 판결을 내리겠다.
이현진<고실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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