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흐 ‘노란집’.
 의자는 시작이다. 어른들이 소개팅을 할 때 앉아있는 의자는 설렘이다. 그 시작은 기다림을 만든다. 버스를 기다리며 앉아있는 버스정류장 의자. 그 의자는 아침의 바쁨을 재촉하는 기다림의 끝판왕. 버스가 도착하면 기다림의 승리다. 기다림이 많으면 기다림에 대한 부담도 많다. 의자에 앉는 순간 시작되는 기다림. 기다림의 반대는 시간이다. 기다림을 바꾸려면 발명해야한다. 발명이라는 기다림이 과학자의 기다림의 모든 이유이듯 내가 이 글을 끝맺기 위해 인내해온 시간도 발명의 과정이다.

 기다림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없다. 희망으로 부푼 사람은 아침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 기다림이 커져 하루에 대한 기다림이 되고, 하루를 기다릴 줄 아는 사람만이 생활을 보람 있는 것으로 만든다. 그러므로 모든 생활이 기다림의 날이고 기다림을 쉬는 지금 바로 이 순간순간이 또 다른 기다림을 준비하기 위한 시작이 된다. 기다림에는 짧은 기다림부터 긴 기다림까지가 있다. 짧은 기다림을 견딘 사람이라면 충분히 긴 기다림도 이길 수 있을 터인데, 기다림에 대한 새로운 도전이 우리 자신을 한 번 더 진화시킨다. 그러므로 기다림은 진화한다. 하나의 기다림을 완성하고 다시 시작되는 기다림 속에서, 나는 내마음속에 의자를 만들어 완전한 진화를 계획한다.

 나의 의자는 나 자신이다. 의자가 제 할 일을 하듯이 나도 제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의자가 제 모습 안에 있는 자신의 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듯 나도 내 몸을 활용하면서 내 사명을 다한다. 그러나 의자는 떨어져 닳아지지만 거꾸로 나란 의자는 쓰면 쓸수록 닦으면 닦을수록 다용도가 높아지며 성장해간다. 의자와 나는 닮았으나 다르다. 나란 의자는 누군가에게 편안함만 주는 것이 아니라 내 재능을 나눠줄 수도 있다. 그 재능은 내가 닦은 만큼 세상에 활용될 것이다.
김민성<장성중앙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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