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에 잡히는 작은 감옥이 있다. 너무 어린 시절부터 속박되어 왔다. 이 시대에선 우리가 그곳에 빠져 버리는 건 참 익숙한 일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무뎌져왔다. 어쩌면 나는 나대로 당신은 당신대로 그곳에 집중 중이다. 집중은 하루 종일이고 종일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자 오해다. 우리가 지배한다 생각하는 그것은 우릴 갉아먹고 있었다. 발끝부터 아주 조금씩 밀려들어온 그것은 알아채지도 못할 속도로 나를, 우리를, 전부를 망치고 있었다. 그것은 한손에 꼭 잡히는데 실은 우리가 그것의 손바닥 위이다. 나는 그걸 알고 있다. 하지만 벗어나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알아도 모른 척, 눈치 챈 것 같아도 아닌 척 하는 것이 요즘 세상의 새로운 이치다.

 여기에서 벗어나면 이상한 사람이다. 그것은 사회 분위기의 흐름을 깨버렸고 서로의 인연들과 멀어지게 했다. 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형태가 희미해지며 세상은 어두워진다. 사람들과 만나며 밝은 미소로 인사 한번 건네는 것조차 어색하게 되어 버렸으니. 그 작은 존재는 이미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처음엔 그 존재가 변화였지만 이제 그것은 다른 것을 변화시켜버리는 하나의 수단이다. 그게 너무 두렵다. 로봇이 세상을 지배하는 상상이 두려운 것처럼 아직도 손에 쥐고 있는 저 작은 것이 날 지배 하는 게 두렵고 나도 모르는 새 화면을 응시하는 내 모습이 문득문득 느껴져 두렵다. 이건 사람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별거 아닌 외출도 이게 없어서 불안하다. 그게 없는데 어떻게 밖에 가냐, 노래도 안 듣고 버스를 어떻게 타냐. 전화도 못하고 버스 시간도 못 보는데 어떻게 밖을 나가냐. 이렇게 말하고 보니 그것의 존재는 우리의 일상이었다. 그리고 사람을 약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보편화되면서 개인주의는 더 짙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자기 세상만 중요하고 자기 일만 소중하다는 인식이 그것으로 인해 심어지는데 우리는 그것만 보며 살아간다. 세상은 하나가 될 수 없다. 개인적인 성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강해지고 결국은 화합이 어려운 나라가 될 것이다. 나도 내 세계에 갇혀 살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은 시간을 훔쳐가고 학생들의 순수한 여가를 뺏어간다. 푸른 하늘 밑에서 자랄 시기에 빛 한줌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방에서 작은 감옥에 갇혀 살고 있으니.

 세상이 어두워지는 건 문명과 과학의 발전과 함께 동반되는 현상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에 붙잡혀 사는 인생은 안타깝다. 시야를 좀 더 넓혀보면 세상은 음영이라는 걸 알 수 있을 텐데 어두운 곳에 있다면 밝은 곳도 분명 있다. 그러니 고개를 들라. 그 작은 화면에서 눈을 잠시 떼보라. 우리의 삶은 훨씬 무드해지고 쾌활해 질것이다. 화면 속 연예인도 좋지만 주변의 친구들은 더 좋다. 웹툰 속 장면들도 좋지만 머리 위 푸른 하늘은 더 밝다. 그러니 꼭 알길 바란다. 그것은 단지 우리의 인생에 편리를 위한 작은 도구이지 우리를 가두는 작은 감옥이 아니다.
김다연<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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