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구속시키는 것은 늘 우리이다. 공부를 예로 들어보자. 나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를 받아 공부를 열심히 하기도 하지만 기대감에 우리 자신의 압박감과 책임감이 더해져 힘들어하면서 공부를 하기도 한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기대보다 우리 자신의 심리적 압박감이 감정과 태도에 더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빅 브라더도 그렇다. 빅 브라더는 책 속의 전체주의 국가가 허구로 만들어낸 인물로 그의 사상을 따라야 하며 그가 존재하는지 의심치 않고 믿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요구한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빅 브라더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낸 것에 의해 자유를 잃고 통제된다.
우리도 그렇게 우리 자신이라는 감옥에 갇힌 것은 아닐까? 우리는 틀에 박힌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지만 실은 그 틀이 우리의 감정, 우리의 편견이지는 않을까? 책의 당원들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눕혀진 사람들과 같다. 침대에 딱 맞는 길이만큼 몸을 잘라내는 프로크루스테스처럼 당원들은 당이 원하는 사상과 행동에 맞추기 위해 당에 맞지 않는 자신의 생각들은 다 지워버리고 꼭두각시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그들은 당의 일부가 되기 위해 발버둥 친다. 간혹 가다 빅 브라더의 사상을 따르지 않다가 들킨 자들은 정신 개조를 한 뒤에 빅 브라더를 사랑하게 만들고 죽여 버린다. 윈스턴처럼.
당은 과거를 지배하면 미래를 지배한다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과거의 역사를 왜곡한 것이었을까? 그들은 과거를 자신들에게 유리한대로 바꾼다. 그리고 새로운 과거가 진짜 과거가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서들을 모두 삭제해버린다. 그리고 과거가 바뀐 그 순간부터 새로운 미래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과거를 지배하면 미래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 미래는 과거로부터 시작되니까, 내가 과거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바뀌어버리니까 말이다. 당은 과거를 바꿈으로써 사람들을 새로운 과거의 틀에 가두었다. 빠져나올 수 없게, 그것을 자신의 과거로 받아들이라는 듯이.
우리는 우리의 관습에, 체계에 속박돼 있다. 하지만 속박되어서 늘 똑같은 삶을 살기보다는 매 순간 달라서, 내가 선택해서 아름다운 세상에서 사는 삶이 더 좋지 않을까? 우리를 구속하는 빅 브라더는 누구인가? 그것은 밖에 있는가 안에 있는가. 윈스턴처럼 의심해보라. 진정 속박되는 삶이 우리가 원하는 삶인가.
김지수<정광중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