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분비·뇌혈관 질환 예방

 최근 누룽지가 인기다. 간편함의 탓도 있지만 그동안 알려지지 않는 효능으로 인해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누룽지는 가마 솥 등에 눌러 붙은밥으로 수분이 8~17%정도 바삭거리는 밥을 말한다. 누룽지는 밥을 지을 때 뜸을 들이는 과정에서 솥 바닥에 물기가 없어지고 온도가 섭씨 200도 이상 올라갈 때 만들어진다. 여기서 3∼4분이 지나면 솥바닥의 쌀밥은 갈색으로 변한다. 이때 쌀의 전분은 분해돼 포도당이 된다.

 누룽지의 구수한 향기는 밥물에서 생성되는 수용성 당질과 아미노산이 밥밑에 스며들어 향기가 나게 된다. 이 때 발생하는 올리고당은 적당한 단맛을 내게 되고 쌀에 나오는 여러 가지 올리고당이 수용성 단백질, 아미노산, 필수아미노산과 같이 결합을 해서 구수한 맛이 난다. 그래서 누룽지에서는 살짝 탄 전분의 구수한 맛과 포도당의 단맛이 나는 것이다. 누룽지의 고소함은 어떤 향신료도 흉내낼 수 없는 한국의 유일한 맛이다.

 지난날, 우리 선조들은 누룽지를 약으로 사용했다. 소화기가 약한 이들이나 위장에서 음식을 받지 못하고 목에서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 증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누룽지를 ‘취건반(炊乾飯)’이라 부르면서 누룽지를 달여 아무 때나 마시는 약으로 쓸 것을 권하고 있다. “음식이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못하거나, 넘어가도 위까지 내려가지 못하고 이내 토하는 병으로 오랫동안 음식을 먹지 못하는 ‘열격’은 누룽지로 치료한다”고 기록돼 있다.

 실제 누룽지를 씹어 먹으면 아미노산이 풍부한 침이 많이 분비되고, 턱관절 운동으로 뇌에 자극을 줘 뇌혈관질환도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

 또 누룽지를 끓인 물인 ‘숭늉’은 짜고 매운 음식을 먹고 나서 산성으로 변한 입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중국이나 일본 등 쌀로 밥을 지어먹는 문화권인 나라가 더러 있지만 일상적으로 누룽지와 숭늉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숭늉은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숭늉에 녹아있는 하얀색 물질들에는 소화를 돕는 당질과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 식이섬유질 들이 들어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련경 기자 vovo@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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