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누룽지에 게살·계란·새우 첨가 스프까지

 자취하는 자식의 끼니가 걱정되셨는지, 시골집에 내려간 어느날 어머니는 바삭한 누룽지 덩어리를 아주 많이 싸주셨다.

 가끔 해놓은 밥이 없을 때 냉동실에 있는 누룽지 몇 조각 꺼내 끓여 먹으면 속이 든든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누룽지, ‘깜밥’에 대한 추억들을 갖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 참 많이 변해, 예전처럼 밥솥을 쓰지 않고 전기 밥솥이 보편화되다 보니 솥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반면 추억의 맛을 잊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파고 들어 식품업계는 누룽지를 활용한 식품들을 꾸준히 출시하고 있다.

 누룽지가 국내에서 제품화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부터였고, 즉석식품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한 식품업체가 ‘컵 누룽지’를 개발하면서부터다. 종이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고 3~4분이 지나면 누룽지를 맛볼 수 있다. “무쇠판에 직접 구워 냈다”는 설명처럼 나름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바쁜 직장인의 가벼운 아침 식사대용으로도 괜찮고, 아이들 간식으로도 손색없는 탓에 누룽지 식품들은 진화하고 있다. 컵 누룽지로의 발전뿐만 아니라 현미·오곡·흑미 등 쌀의 종류를 다양화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산 쌀을 사용하고 방부제나 첨가물도 쓰지 않기 때문에 영양면에서도 좋다”며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컵 누룽지의 특성을 살려 게살, 계란, 새우 등이 들어간 스프를 통해 좀 더 색다른 누룽지탕을 즐길 수도 있다.

 누룽지가 맛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따끈하고 고소한 숭늉 때문일 터. 그런 숭늉맛을 티백으로도 즐길 수 있다. 차 한잔으로도 즐길 수 있고 혹은 집에서 마시는 물 대용으로 먹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음료업계에서도 백미, 현미, 옥수수 등 좋은 곡물을 우려내 만든 누룽지 차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누룽지의 진화는 줄어드는 쌀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희망으로도 읽혀지고 있다.

 조선 기자 s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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