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영감이 저 옆방에서 주무셨거든. 시방도 거기 계신 것만 같애.”
 그래서 무담시 문을 열어보곤 한다는 정순례(79·순창 적성면 지북리 태자마을) 할매. 스물한 살에 시집와서 60년을 함께 산 남편은 지난해 12월 세상을 떴다.

 “지난 공일에 딸들이 와서 같이 짐장했어. 짐장짐치 보시기에 담아서 밥상에 올려놓고 난께 영감 생각이 나. 요 맛난 짐치를 인자 같이 못 묵은께.”

 시계 옆에 나란히 걸린 사진엔 할매가 각시였을 적 모습이 담겨 있다.

 “시간은 쏜 살같이 가고 세월이 잠깐이던만. 어제는 청춘인디 오늘은 백발이여. 서로 존 낯으로 살고 서로 애끼고만 살라 해도 짤룬 시상이여.”

글=남인희·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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