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친구인 할머니들, 저 상 받았어요. 여러분들도 열심히 하셔서 그 자리에서 상 받으시길 바랍니다”

 ‘마이 디어 프렌즈’인 이 세상의 할머니들을 향한 응원의 그 말은 따뜻했고, 이 말에는 허를 찌르는 유쾌함이 있었다.

 “지금 아흔 여섯이신 친정어머니와 어머니의 하나님께, 또 저 나문희의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청룡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70대 배우 나문희의 수상 소감.

 ‘어머니의 하나님’과 ‘나의 부처님’처럼 다름이 서로 공존하고 서로를 존중할 수 있다면 그것이 평화.

 여수 율촌면 반월리에 사는 위선심 할매네 집에서도 서로 인연없을 성 싶은 것들이 한데 모여 이룬 조화로움의 경지를 만난다.

 ‘오늘도 무사히’를 기원하는 곱슬머리 소녀 액자, ‘칠전팔기((七顚八起)’ ‘입춘대길(立春大吉)’ 같은 기도와 다짐과 축원이 집대성된 자리에 피에로 모양 시계, 예전에 쓰던 호롱등잔, 씨옥수수 다발까지 가세했다.

 ‘오늘도 무사히’는 예전에는 버스나 택시 기사들의 좌석 앞에서도, 이발소 거울 위에서도 많이 볼 수 있었던 액자. ‘오늘도 무사히’란 간절하고 간명한 기도가 갖는 공감의 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원본은 초상화로 유명했던 18세기 영국 화가 조슈아 레이놀즈가 그렸으며 ‘어린 사무엘(The Infant Samuel)’이란 제목도 있는 작품이다.

 큼지막한 벽시계 옆에 ‘오늘도 무사히’란 소망이 내걸려 있듯, 고색창연한 사자성어 ‘칠전팔기(七顚八起)’의 의미를 거드는 것은 불굴의 의지로 웃음을 잃지 않는 피에로 모양 시계이다.

 들명날명 쳐다보는 마루 위에 오늘 하루치 혹은 한 생애의 소망과 다짐을 내걸었으니, 오늘 무너져도 내일은 일어서는 게 삶이라고 믿고 싶어진다.

글=남인희·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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