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조모임 동천희망회를 소개합니다

 지난 해 여름, 동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동천동에서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들 실정을 알아보고자 한다며 얘기를 나눴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의아하기도 했지만 반갑기도 했다. 동천동주민자치센터 자체적으로 이같이 연락해온 적은 없었기 때문에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기다렸다. 방문 날짜를 정하고 기다리는 동안 필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생각했다. 필자에겐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 동네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8월 더운 날 오후 동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왔다며 인자한 인상의 중년 남성이 집으로 찾아왔다. 처음엔 의례적으로 생각했지만, 이야기를 나눠보니 장애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에 대해 인식이 깨어있는 분이라는 판단이어서 든든한 느낌이었다.

 그 분과 한 시간 가량 이야기 나눴다. 몇 주 뒤, 동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장애인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모임을 갖고자 한다면서 참석 가능하냐고 물었다.

 물론 참석 가능하다고 했다. 처음으로 열린 이 모임이 장애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랐다.

 드디어 2016년 9월, 동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동네에서 거주하는 장애인 20명과 동네에서 자치적으로 봉사하는 봉사단체와 만남이 이뤄졌다.

 그 모임에선 동네 은행 입구 경사로 설치 미비, 길가에 입간판 및 진열대 설치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들의 안전 문제 등이 논의됐다. 이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서로 의견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 이 자리에서 필자는 우리 동네에도 장애인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자조모임을 만들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 의견이 받아들여져 동천동주민자치센터와 동네 자원봉사협의회 도움으로 경사로 미설치로 문제됐던 한 은행이 경사로를 설치했고, 큰 길가에 있는 상가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는 성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해 2016년 10월 장애인 자조모임이 발족되었다. 첫 모임에선 자조모임 이름 정하기와 임시회장 선임 건으로 동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첫 모임은 서로 서먹서먹했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돈독한 모습으로 변해 갔다. 첫 모임은 두 시간 가량 의견을 절충하는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 이름 정하기가 제일 어려웠다. 좋은 이름이 많이 나왔고 그중에서 동천희망회와 동천소망회가 각축을 벌였다. 두 가지 이름 중 어느 이름이 이 모임의 취지에 맞냐를 논의한 결과, 동천희망회가 압도적인 표를 얻었다.

 두 번째 모임에선 회원들 의견을 절충해 회장과 부회장 총무 임원들을 뽑고 나름대로 회칙도 정해 동천소망회 라는 장애인 소통공간이 생겼다. 동천소망회 이름으로 통장도 만들고 회비도 걷고 회원들의 의견을 들어 활발히 활동할 것이다.

 2016년 12월 세 번째 모임엔 서구 장애인복지관 재가서비스 임원이 방문했다. 이들은 ‘동천희망회가 장애인 소통 공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날 동천동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모임에 참석,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20명 가량의 회원들이 많은 질문을 했고, 동천희망회와 연계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 뒤로 동천소망회와 서구장애인복지관의 관계도 좋아졌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동천소망회다.

 2017년 4월 중반, 동천희망회는 서구 장애인 복지관과 연계해 야유회를 갈 예정이다. 그 야유회에서 동천희망회 회원들이 친목을 다지고 좋은 추억을 담아 오기를 바라본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이 모임이 활성화돼 각 동네에도 장애인들의 소통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동천희망회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 공간도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독자 여러분들 중 동천희망회에 관심이 있는 분은 다음카페 검색창에서 ‘동천희망회’를 검색해 보시라. 카페를 둘러보고 동천희망회에 관심이 생긴다면 매월 3째주 화요일 오후 2시 동천주민자치센터 2층 회의실로 오면 된다. 장애인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는 장이 펼쳐질 것이다.

  한 번 놀러오세요. 동천희망회로.

해원



‘해원’님은 현재 행복한 삶을 사는 한 사람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세상속에 살아가는 중증 장애인들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인권 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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