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서프러제트’.
 ‘어쩌다 페미니스트’는 이 땅의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소모임이다. 우리의 일련의 과정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다. 그렇기에 많은 응원과 관심이 필요해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지난 1일 ‘어쩌다 페미니스트’ 두 번째 모임에선 영화 ‘서프러제트’를 주제로 토론했다.
 
 1. 당시 가부장제가 여성에게 끼친 영향과 현재 가정에서의 여성의 역할은?

 영화를 보다보면 분노하는 지점이 굉장히 많다. 그 중 가정에서의 여성을 그려내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실제 양육과 가사노동은 여성인 엄마가 하지만 법적으로는 양육권이 남편에게만 있다는 점이다. 남편이 아내를 집에서 쫓아낸 후 본인 스스로 아들을 양육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결국 입양을 보내는 과정에서 회원 모두 분노했다. 남편 본인이 직접 양육을 한다는 건 생각조차 못할일인가 싶어서였다. 물론 2018년 대한민국에서 양육권은 부모에게 있다. 그러나 정작 실제 자녀를 양육을 하는 시간과 가사노동시간은 여성들이 현저히 높다. 법적으로만 부모로서 권리를 보장할 뿐 가정에서 여성 역할에 큰 변화 혹은 신장이 있었는지 의문이다.

 서프러제트들이 시위 후 경찰에게 구속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감옥을 가면 어떻게 하나?’ 혹은 ‘벌금을 많이 물리면 어떻게 하나?’라는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러나 경찰은 그녀들의 ‘남편’들에게 벌을 받으라며 집 앞에 망신을 주듯 버리고 떠난다. 여성이 인간으로서 적법한 절차를 밟아 죄를 받는 것이 아니라 남편에게 귀속돼있는 물건 취급을 한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2. 110년 전 영국 여성의 노동환경과 현재 한국 여성의 노동환경 비교

 주인공인 ‘모드 왓츠’는 어려서부터 세탁공장의 노동자로 일하며 고용주 ‘테일러’로부터 일상적인 성추행을 당한다. 자신보다 어린 ‘메기’를 고용주가 성추행하는 장면을 목격하지만 그 자리에서 도망치고 침묵한다. 왜냐하면 자신은 그녀를 구해줄 힘도 능력도 없기 때문이다. 110년 전 영국에서의 ‘테일러’는 2018년 현재 대한민국에서도 존재하는 캐릭터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다수 여성들은 침묵을 택한다. 우리나라에서 사내 성희롱이 첫 번째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시기는 2011년이다. 그 전에는 성희롱이 없었을까? 아니다. 분명히 존재했을 것이며 지금 이 시간에도 사내 성희롱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다.

 세탁공장에서 남성과 여성은 모두 똑같이 일하지만 여성은 남성에 비해 30% 임금을 덜 받는다. 이유는 여성이기 때문이다. 110년이 지난 후 여성들의 노동환경은 분명 좋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은 이뤄지고 있다. 남녀에 따른 임금 차별, 유리천장, 경력단절 등 여성이기에 겪는 차별은 아직도 존재한다.
 
 3. 선거권 쟁취를 위해 유리창을 부수고, 우체통과 정치인의 집을 폭파시키는 등 폭력적인 운동 방법을 지향하는 서프러제트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

 영화를 보며 서프로제트를 응원했다. 영화를 본 여성이라면 응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50년 동안 예쁘게, 착하게, 말로 여성들에게도 투표권을 달라고 외쳤다. 그러나 남성들은 무시했다. 서프러제트가 있었기에 여성들의 참정권이 보장됐다고 생각한다. 행동으로 보여준 그녀들의 운동방법을 보며 ‘역시 투쟁 없이는 쟁취할 수 없구나’를 깨닫는 계기가 됐다.
 
 3-1. 현재 한국에서 전개 되고 있는 극단적이라고 표현되는 여성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메갈리아, 워마드, 미러링, 남성혐오 등 근 1~2년 동안 많이 들어 본 단어가 아닐까 싶다. 영화를 보고 나면 통칭 ‘메갈’이라고 불리어지는 모든 사람들을 응원하게 된다. 초창기에는 극단적이고 폭력적이라 거부감을 느끼게 됐고 부정적 존재로만 여겼지만 지금에 와서는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하게 됐다. 행동으로 투표권을 쟁취한 서프러제트처럼 우리나라 또한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오빠가 허락한 페미니즘’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50년 동안 말로만 투표권을 여성에게도 달라고 외쳤다면 비로소 한국에서도 그 이후의 역사의 물결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지의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어쩌다 페미니스트>
 
 ‘어쩌다 페미니스트’는 어쩌다보니 페미니스트가 되어 있었고 어쩌다보니 여성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모여 공부하고 있는 9명의 모임입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해결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소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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