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그래피 하면, 일단 여성들을 성적 착취하는 자본주의 산업이라는 인식이 먼저 떠오릅니다.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왜곡된 관점과 방법으로 다루고 있는 현실 때문이겠죠.

 그래서 어쩌다 페미니스트 열 네 번째 모임에선 책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을 읽고, 포르노그래피를 여성향 관점에서 뒤집어 생각해보았습니다. 정답은 없겠지만, 여러분들과 함께 생각해보고 싶네요.

 ‘여성주의자들이 포르노그래피를 반대하는 것은, 성 보수주의자 혹은 ‘검열주의자’여서가 아니라, 현재 제작, 유통되고 있는 포르노그래피가 성폭력을 ‘정상적인 섹스’로 묘사하여 성폭력을 합리화하는 기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많은 남성들은 “포르노는 이론이고, 강간은 실천”이라고 여기고 있다.’
-페미니즘의 도전(정희진), 160p-

 이번 모임에 참석한 회원은 영, 남, 리, 경, 재, 람 6명입니다.

 영: 포르노산업이 여성착취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동의하고 그래서 반대하는데요. 그런데 여성향 포르노가 있다면 구매 혹은 소비할 의향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의 의견 듣고 싶어요.

 남: 여성향 포르노가 정확히 뭐에요?

 영: 여성 소비자를 타겟으로 제작된 포르노라고 생각하면 편할 것 같아요. 기존 포르노 산업은 남성 소비자를 타켓으로 제작 되었고, 만약 포르노를 소비하려면 그런 제작물들만 소비 가능했죠. 그런데 최근 들어 여성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여성들만을 위한 포르노가 제작 되었고 그게 생각보다 괜찮은 반응을 이끌고 있네요. 대중 영화에선 ‘그레이 50가지 그림자’와 같은 영화가 있어요.

 남: 여성향 포르노라고 하더라도 반대해요. 포르노 산업도 없어져야 하고요. 애초 포르노 산업은 여성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잖아요. 여성향 포르노라고 해도 별반 다를 바가 없을 것 같아요.

 경: 포르노라는 게 자본주의 사상을 대변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해요. 돈 있어야 살 수 있는 건 같죠. 여성향 포르노라고 해도 돈 주고 성을 산다는 면에서 다른 게 뭘까요?

 재: 솔직히 말하면 지금껏 남성들은 죄책감 없이 잘도 구매해 온 걸 나도 한 번 구매 해 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만들었는지 궁금도 하고 내 마음에 들면 지속적 구매도 가능하겠다라는 생각도 지금 들어요. 포르노 산업이 없어지지 않을 거라면 여성향 포르노의 비중을 늘리는 방법을 선택 하겠습니다.

 리: 저는 반대에요 영남이 말처럼 포르노 산업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성을 성적 대상화 한 제작물을 일단 저는 구매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포르노를 접하고 자란 남성들이 여성을 어떻게 보는지 알게 되면서 포르노 산업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성향 포르노도 없어져야 한다 생각해요.

 람: 그래도 포르노 산업은 계속 지속 될 거라고 생각해요. 조선시대에서 ‘춘화’나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 앞으로라고 없어지진 않을 것 같아요. 차라리 제도권 아래서 잘 관리하면서 혐오적 제작물을 걸러내는 게 현실적인 방안 같아요. 여성향 포르노들이 그 정도로 혐오적이지 않으면 사실 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어쩌다 페미니스트>

 ‘어쩌다 페미니스트’는 이 땅의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살아가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소모임입니다. 우리의 일련의 과정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커요. 그렇기에 많은 응원과 관심이 필요해 독자 여러분과 우리의 생각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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