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닷컴 8월호 나와

 장마도 끝났다고 하고 이제부터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는 본격적인 여름으로 들어서는 참이다. 전라도닷컴 8월호가 ‘여름의 맛’을 찾아나섰다. 전라도 곳곳에서 여름을 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여름이어서 더욱 그리운 것들도 만났다.

 “우껍딱은 딱 빗겨 불고 속껍딱은 놔두고 지 물이 나오게 보글보글 폭 삶아. 그래갖고 잡사. 암것도 안 치고 기냥 뜯어묵어도 맛나.”

 여름날 평상에서 별을 보며 먹던 찰진 옥수수. ‘깡냉이가 얼마나 컸다냐’ 쫓아나온 화순 북면 이찬마을에서 만난 김정순 할매가 전하는 옥수수 삶기의 비법이다.

 생명력 왕성한 여름, 매고 나면 도로 자라 있는 풀과 전쟁을 벌이느라 ‘새보다 몬차 인나’는 할매 할배들이 잠시 모정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는다. 찰방찰방 냇가에서, 꼬실꼬실한 삼베옷에서, 자고나면 이만큼 커있는 작물들 옆에서 전라도의 여름이 간다.

 여름이어서 생각나는 맛. 마을 앞 강물에 발 담그고 대수리(다슬기) 잡는 맛, 막삶은 대수리 까먹는 맛, 대수리국에 보리밥 한 덩이 넣고 후루룩 먹는 맛. 전북 임실 진뫼마을에 사는 김도수 씨가 전해온 여름의 맛이다. 맑은 초록의 국물에 여름이 들어있다.

 ‘보탤 것도 뺄것도 없’이 ‘보리밥, 열무김치, 된장, 갈치속젓, 풋고추, 샘물 한 그릇.’ 그 옛날 어머니가 차려주신 소박한 밥상으로 한 여름 무더위를 거뜬히 치러낸 우리들은 여름이 되면 엄니의 소박한 밥상도 그립다.

 소설가 공선옥이 말하는 ‘나를 키운 그 여름의 맛과 냄새와 바람’. 그 속에서 역시 우리를 키운 여름의 맛과 냄새와 바람이 불어온다.

 여름하면 빠지지 않는 수박. 국내 최대 수박 산지인 고창 대산면 사람들에게 듣는 수박 고르기 비법. 두드려라 그러면 ‘통통’ 반응할 것이다. ‘탁탁’도 아니고, ‘동동’도 아니고 ‘통통’이다.

 해마다 더워지는 지구를 생각하는 착한 피서법을 권한다. 준비물은 ‘발’과 ‘죽부인’.

 닫았으나 열린 ‘발’은 오는 바람 온전히 누리게 해줬던 신통방통한 물건.

 “발을 내렸다는 것은 문을 닫았다는 뜻이여. 함부러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제. 그런게 맘놓고 저고리를 벗고 있제.”

 50년 넘게 대발을 만들어 온 죽렴장 박성춘(72)씨가 들려주는 ‘발’ 이야기를 듣는다.

 ‘죽부인’도 빼놓을 수 없는 여름 소품. 50년 가깝게 대나무를 만져온 담양 죽부인 명인 김연수(66)씨. “소쿠리도 아니고 명색이 ‘부인’ 아니여. 공력을 들여야제 함부로 하믄 쓰가니.”

 이 여름 김씨의 손이 바쁘게 움직인다.

 여름에 꼭 찾아야 할 곳도 있다. 하염없이 붉은 배롱나무 그늘 아래다. 이즈음 담양 명옥헌 원림의 배롱나무는 찬란하다. 꽃구름이다. 산자락의 정상을 탐하지 않는, 사람의 눈높이로, 강물의 눈높이로 서있는 탐진강변의 정자들도 찾아 나섰다.

 떠나는 계절 여름, 신안 증도와 화도에서 어느 여름날의 하루를 보냈을 기자가 부러워진다.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을 기자도 부러워진다. 8월호를 받아든 독자들의 여름날이 바빠지겠다. 구독문의 062-654-9085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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