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광주지부 “경쟁 부추기지 말라” 성명

 9일 예정된 교과학습 진단평가(일제고사)를 두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광주지부가 성명을 통해 “줄세우기 경쟁에 몰두하는 등 시대를 거스르는 행태”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게다가 초등학교는 예비시간이나 점심시간도 생략한 채 시험을 치르게 해 학부모 등의 반발을 사고 있다.

 8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교과학습 진단평가는 광주 145개 초등학교 3~5학년과 88개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진다. ‘교과학습 진단평가 도구를 보급해 개별학생의 교과별 부진한 부분을 파악하고, 보충 지도하게 함으로써 학습부진학생을 최소화하기 위함’이 이번 시험의 목적이다.

 하지만 전교조 등 교원단체에서는 “진단활동과 그 성취도를 확인하는 평가에는 많은 돈을 쏟아 부으면서도, 정작 판별된 부진학생을 지원하는 대책이나 교육과정은 소홀한 ‘앞과 뒤가 뒤바뀐 교육행정’이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현 정부는 IMF 이후 처음으로 초·중등 교육예산을 3.1%나 줄이면서 일제고사를 치르는 데 135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진단과 평가의 방식이 선다형 문제에 의존하고 있어 오히려 아이들의 창의성을 말살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시험의 결과를 교육청과 학교평가에 반영함으로 말미암아 많은 학교에서 정상적인 교육과정은 뒤로한 채 성적 올리기에 몰두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력조사를 목적으로 한다면 격년 표본조사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지역 간 경쟁을 부추기는 부작용과 일제고사로 낭비할 재정으로 교육환경 개선에 사용하겠다는 등의 이유로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진단평가에서 초등학생은 예비시간이나 점심시간도 생략한 채 오후 1시까지 5교시 시험을 치르게 돼, 점심까지 굶어가면서 시험을 치러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초등학생의 현실이다”며 “아이들이 식사권까지 박탈하며 한 줄세우기 경쟁에 몰두하는 시대를 거스르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초등학교 4~5학년의 경우 시험 중간 휴식시간 10분을 포함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국어·수학·사회·과학·영어 시험을 점심시간 없이 치러야 하는 데 대한 비판이다.

 또 “경기도교육청은 이번 진단평가 시행 여부를 학교 자율에 맡겨 학생별·학교별 선택권을 부여하고, 학생과 학급의 순위비교를 금지하는 결단을 내렸다”면서 “이는 아이들을 중심에 놓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내려야할 조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시민의 여론과 교육단체의 요구에도 요지부동, 경쟁교육을 부추기는 역할에 충실하는 모습으로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면서 “광주시교육청은 지금이라도 학생과 학교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홍성장 기자 hong@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