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신나는 숲속교실 프로그램 결산
열매 맛보고, 동물물들의 흔적 찾기 신나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생명의 풍성함이 더해져 가는 숲속에 아이들의 바스락바스락 거리는 발걸음소리와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지난 11월26일 화순 너릿재에서 신나는 숲속교실의 마지막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도심 및 인근 녹지공간에서 다양한 환경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생태적 감수성 향상의 계기를 마련하고 추상적인 개념으로서의 환경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는 것이 아닌, 내가 사는 환경에 대한 탐색과 이의 진가를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지난 1년 동안 월 1회씩 진행된 `신나는 숲속교실’은 `애벌레 교실’로 출발하여 2학기 때부터는 애벌레반과 솔바람반으로 분반하였고, 자연놀이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 진행하였다. 삼각산, 어등산, 무돌길, 화순너릿재 등 우리지역의 앞산뒷산을 놀이터로 삼았다.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함께 하신 선생님들은 애벌레, 솔바람, 쇠똥구리, 찐드기, 달팽이, 키다리부엉이. 이곳에서는 본명보다 애칭이 더욱 사랑받는 곳이다.

 산으로, 들로, 우리집 앞산뒷산을 누비며 열매를 찾아보고, 맛보고, 냄새를 맡아가며 자연 친구들의 이름을 하나둘씩 배워갔다. 우연히 발견한 구찌봉을 맛본 친구들. 반응은 극과 극을 달린다. 맛있다고 더 달라는 아이들, 떨떠름한 표정을 감춘 채 친구에게 망설임 없이 강권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사마귀, 거미, 애벌레들에 대한 호기심을 더해가고 무환자 열매로 거품을 만들어 칡넝쿨 줄기를 빨대삼아 비누방울(정확히는 무환자방울놀이)놀이도 한다.

 주변의 낙엽을 자신의 키보다 큰 마대자루에 주워담아 이중 스프링이 부럽지 않는 자연침대를 만들고 미리 준비한 천을 이용하여 그물침대를 만들어 마음껏 좌우로 흔들어댄다.

 여우처럼 걸어도 보고 동물들의 흔적을 찾는 것도 배우며, 함께찾은 발자국, 똥이 어떤 동물의 것이지 알아보는 시간도 갖는다. 그리고 원시부족으로 돌아가 돌도끼를 만들고 자연물을 이용해 악기를 만들어 멋진 연주회도 갖는다. 거기다 나만의 아지트까지….

 하지만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것은 열매 맛보기, 낙엽 침대, 나만의 아지트 등 어른들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숲에서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자신들만의 문장과 규칙으로 마음껏 뛰어 노는 것이다. 숲에서 그냥 뛰어 노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제일인 것 같다. 나머지는 그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계기일 뿐.

 왁자지껄 웃으며 놀다가도 조금한 일에 서로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오순도순 함께 모여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아이들.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어쩌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장소와 함께할 수 있는 친구들. 그거면 되지 않을까?

 이러한 자연놀이와 다양한 체험과 학습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다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긍정적인 자아관, 생태적 감수성을 향상시켰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생명의 하모니가 만연한 숲에서 함께할 개구쟁이들과의 모습을 상상하며 내년을 기대해본다.

광주생명의 숲

광주생명의숲은 숲을 통해 사람이 만나고 숲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고, 숲을 위해 사람의 마음과 행동이 변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시민이 참여하여 꾸려나가는 숲운동 시민단체입니다. 숲문화운동, 학교숲운동, 도시숲운동, 숲생태문화교육, 자연보전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