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는 아이처럼 순수하면서 때론 어른처럼 복잡하고, 때로는 나의 상상 속의 인물 같다. 나는 가끔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 어른들에게 한마디씩 하는 것을 상상해 보고는 한다. 상상만으로도 재밌고 통쾌하다. 어떤 어른들은 항상 자기들이 잘나고 모든 아이들보다 자신들의 지적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자신들이 아이들에게 잘못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인정하지 않고 계속 자신이 옳았음을 주장하기 다반사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어른들과 사회적으로 비도덕적인 어른들의 행동을 비판하며 그런 일들을 이 세상에 알리고자 한다.

 이 책에서 홀든 콜필드와 그의 동생인 피비와 대화하는 장면이 몇 가지 나오는데 그들의 대화는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 분명 쉬운 단어를 사용하지만 홀든이 말하는 것은 뭔지 모르게 앞뒤가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안맞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하는 말의 숨겨진 의미는 잘 알 것 같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취미로 골프를 배우고 비싼 차를 끌고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어른들처럼 되지 않겠다고 말함과 동시에 그런 어른들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공감을 하고 있다.

 나도 처음에 글을 쓸 때 다른 애들이 내 글을 보고 비웃을까봐 한 시간 넘게 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웃기다. 에세이의 주제는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는 것인데 남들의 시선이 두려워 계속 내 글을 수정해 나가는 모습이라니.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글은 나의 글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혹여 누가 나의 글을 보고 뭐라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는데도 말이다.

 정말 남에게 뭐라고 할 `자격이 있다’는 것은 나에게 그 부분이 꽉 채워져 있어 나눠줄 정도의 양이 될 때 남에게 충고하는 것과 동시에 내게서, (내게 있는) 그 부분을 나눠주는 것이다. 그것이 정말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어른이 되는 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홀든이 생각하는 어른과 내가 생각하는 어른의 의미가 같은 것 같아서 안심이 된다.

최영은<하나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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