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이 걷는 길을 걷고, 많은 사람이 오는 맛집에 가서 밥을 먹고, 영리한 학생들이 많은 곳으로 이사를 가는 등 우리의 삶은 생각해보면 다른 사람들과 별다른 게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다수가 가는 길보다는 나만의 길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그들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나가고 선택하여 독특한 길을 만든다. 이 길의 출입문을 좁은 문이라고 할 수 있다. 좁은 문의 반대는 넓은 문이듯이 좁은 문은 소수의 사람만이 한 번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이기에 더 특별하고 가치 있는 것 같다.

 주인공인 알리사는 신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 남들이 택하지 않는 좁은 문으로만 들어가려고 한다. 알리사의 곁에는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처럼 되는 것이 꿈이자 목표인 제롬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알리사와 제롬에게 좁은 문이란 그들의 사랑을 막는 하나의 장애물이면서도 그들의 사랑을 다시 북돋아 주는 무언가다. 로미오와 줄리엣 사이의 그들을 가로막는 커다란 벽처럼 알리사와 제롬에게도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그들의 사랑을 막고 있었고 더 애틋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알리사는 수녀원에 들어가 끝까지 좁은 길을 택하였고 제롬을 사랑하는 마음은 일기에 기록해두어 하루하루를 버텨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사랑 이야기는 대부분 서로 시련을 이겨내며 해피엔딩으로 장식을 한다. 하지만 좁은 문에서 알리사와 제롬의 사랑은 끝내 이뤄지지 못하였고 내가 보기에는 결말 또한 새드 엔딩에 더 가깝다. 비록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들은 본능을 넘어 서로의 마음으로 끝까지 사랑을 지키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한 것 같다. 그들이 서로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조차도 다른 의미로는 좁은 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알리사는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벙어리라고 여길지 몰라도 나는 그녀가 정말 위대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자신의 본능과 욕구를 이겨내 희생과 이성으로써 인생 전반을 살았다. 또한 신을 믿는 종교와 관련된 일은 다른 사람들이 관여할 수 없는 자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신에게 보다 가까이 가기 위해 좁은 문을 택하였고 이는 다른 사람이 아닌 오직 그녀만의 선택이다. 그러니 알리사의 선택이 옳다, 그르다고 감히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에게 있어 좁은 문은 솔직히 말해서 아직 없다. 그러고 보면 내가 살아온 삶은 다른 사람과 별다른 게 없고 딱히 특별한 것도 없지 않은가. 넓은 문보다 좁은 문을 택하는 것은 좁은 길을 통과하여 그곳에 다다르기까지 끊임없는 노력과 절제가 필요하다. 나에게는 아직 좁은 길을 한 발짝 내딛을 능력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시작이니 지금부터라도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시도하고 도전해보도록 해야겠다.

박현진<하나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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