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 장애여성 대하는 남성들의 그릇된 성의식

 필자는 장애 남성이다. 성을 가진 사람이기에 이성과의 아름다운 로맨스를 꿈꾼다. 아름다운 로맨스는 건전한 성의식이 그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 건전한 성의식은 이성을 사람으로 대하는 것이다. 이성을 단지 성적 도구로 여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사회 전반적 분위기는 연애를 단지 성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듯하다.

 즉 연애 상대방을 고귀한 사랑을 향유하는 존재가 아니라 단지 성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만나는 것이다. 비정상적 성의식이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비정상적인 것에서 웃음이 터지는 것일까? 그러한 비정상적인 연애관은 종종 개그 소재로 등장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혼자 사는 여성을 접근하기 쉬운 여자로 그려내어 웃음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러한 웃음의 뒷맛은 씁쓸하기만 하다.

 혼자 사는 여성은 본래 여성의 당당한 삶을 나타내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데, 한낱 비뚤어진 웃음거리로 전략시키는 건 어찌된 영문일까? 그것은 남성 지배적 사회 구조의 병폐일 수 있다. 남성의 우월적 지위가 여성의 당당함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러한 사회 구조는 여성을 대하는 남성의 성의식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여성의 고유한 매력에 혼자 살고 있다는 조건이 더해지면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한 쉬운 상대로 여겨지는 것이다.

 몇 개월 전에 혼자 사는 여성을 테마로 야릇한 화보가 나와 있다는 점에서도 남자들의 비뚤어진 성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 병든 사회는 성을 어필하는 상품으로서의 여성의 당당함을 허용할 뿐이다.

 그러면 혼자 사는 장애 여성의 경우는 어떨까? 필자의 지인인 한 장애 여성의 경험을 얘기해 보겠다. 갓 자립할 당시에 유부남의 유혹을 받았다고 한다. 어쩌다가 자기 집에서 유부남이랑 둘만 있게 되었는데 그가 그녀의 몸에 터치를 시도했다고 한다. 다행히 그녀가 거부의 뜻을 밝히자 아무 일 없이 돌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그가 완력을 사용했다면, 혹은 그녀가 분위기에 휩쓸렸다면 그녀의 인생에 아픈 생채기가 나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을 것이다. 자립의 당당함 또한 짓이긴 채로 퇴색되고 말았을 것이다.

 이렇듯 혼자 사는 장애 여성도 남자들의 부적절한 시선을 피하기는 어렵다. 혼자 사는 장애 여성이 미혼모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하는데 이는 남자들의 파렴치한 성의식의 희생양이 된 건 아닐까.

 필자는 여성인권 운동가도 아니요, 장애인권 운동가도 아니다. 그렇기에 해결방안을 모색하기보단 호소로서 이 글을 끝맺는다.

 혼자 사는 여성은 당당하다. 남자들이여, 여성의 당당함을 응원하라.
조선남
 
나와 우리의 스토리를 담백하게 풀어가는 홀로 문객 조선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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