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철학은 참 생소한 학문이다. 개념을 들어보면 뜬 구름을 잡는 것 같고, 생소한 단어들이 무지 많으며, 지금까지의 사고방식이 아닌 열린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야하기 때문이다. 나는 철학을 다른 말로 하면 비판하는 학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철학은 비판적인 사고로부터 시작된다. 즉, 지금까지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모두 원점으로 돌려 처음부터 접근하는 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철학의 정의이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은 이성을 비판하는 순수이성비판, 도덕을 비판하는 실천이성비판, 예술을 비판하는 판단력 비판이 합쳐져서 만든 종합비판의 첫 시작이었다. 고대 그리스에서 발달한 철학은 이성의 발달을 가져왔고 이성을 통한 사유체계는 점점 발달해 과학과 기술의 진보를 낳았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모든 것이 수와 돈으로 측정되는 21세기를 살고 있다. 나에게 커다란 지렛대를 주면 지구를 들어 올려 보이겠다는 아르키메데스의 가정이 사실이 되어가는 시대.

 그러나 칸트는 이성을 모든 것의 우선에 놓았던 합리론과 경험을 절대시하다 회의의 구멍에 빠지고만 경험론, 양 끝에 놓인 줄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넘어간 유머 넘치는 철학자였다. 철학자는 지식인과 다르다. 그는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 다시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탄생한 구성주의 사유법. 사물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의 감각, 마음, 이성을 통해 받아들여져 나타난다. 감각, 마음, 이성의 렌즈에 비친 세계인 움벨트는 주체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의미한다. 개, 고양이, 벌 같은 생물들이 각기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듯이 인간도 개개인마다 다른 눈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의 꿈은 우주에서 태양을 직접 관찰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내게 낮의 태양은 언제나 20년 후 나의 꿈이다. 인간마다 제일로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듯 세상에 대한 판단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주관성이 그려낸 세계가 모여 세상을 만들어 낸다. 또, 내 움벨트는 내 사상의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내가 좁은 눈으로 세계의 한 부분만 바라보고 있다면 나의 움벨트는 그 정도로 한정되어있을 것이며 반대로 세계를 여러 방면에서 볼 수 있다면 나의 움벨트는 그만큼 거대할 것이다. 움벨트를 넓힌 사람은 인간의 움벨트를 구성하는데 큰 몫을 한다. 우리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걸 칸트의 구성주의 사유법은 가르쳐주고 있다.
김진영<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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