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그것은 이 세상이 존재 할 수 있는 이유이다. 믿음은 인류가 처음 불을 발견했을 때 시작되었다. 물론 그전부터 믿음은 존재했다. 밤이 지나면 해가 뜰 것이라는 믿음. 들소를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하지만 불을 다룰 수 있게 된 후로 인간의 믿음은 변화했다. 높은 존재를 향한 막연한 믿음에서 인이 가진 강력한 힘에 대한 믿음으로.

 불을 발견함으로써 어둠을 밝히고 마침내 청동기와 철기를 만들어낸 인간, 그들의 후손인 우리는 미래를 스스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산다. 그래서 시도해보고, 실패한다. 결국 믿음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았다면 현재의 우리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혼을 하는 것은 상대방을 믿기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나는 것은 세상을 헤쳐 나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는 것은 에너지가 가득 차게 될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들은 모든 것을 믿음으로써 지금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나 또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는 공룡의 존재를 믿어 공룡카드를 모았고, 신의 존재를 믿어 신들에 대한 책을 읽고 그들을 흉내 내며 놀았다. 그중에서도 제일 믿음이 갔던 건 파워레인저. 내가 제일 처음으로 봤던 파워레인저 매직포스 그리고 엔진포스, 와일드포스, 닌자포스 등이 지금까지도 기억나는걸 보니 아마 나는 그 당시 이들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분명 있을 거라 믿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지금 나는 사람들을 믿는다.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믿고 나를 믿는다.

 믿음은 음식과 같다. 음식은 쉽게 만들 수도 있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몸에 별로 해롭지 않다고 믿고 먹었던 용가리 질소과자가 아이의 위를 다치게 한 것처럼 믿음 역시 한번 깨지면 그것을 쉽게 다시 먹기 어렵다. 그렇기에 믿음을 불변으로, 강하게 만들려면 예민하고 섬세하게 다루어야한다.
이상엽<장덕중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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