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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물과 더불어<7>물, 뜻밖의 쓸모
기사 게재일 : 2019-02-13 06:05:02
▲ 물 담은 비닐장갑. 파리를 쫓는 실용적 장치. 담양 창평면 외동리.
 ‘주전자에 물이 떨어지지 않게 잘 떠다 놓습니다.’
 어떤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적 받은 성적표의 행동발달사항에 그런 글귀가 써져 있었더란다.
 그때부터 그 아이는 언제 어디서나 ‘주전자에 물이 떨어지지 않게 잘 떠다 놓는 사람’이 되려 하였다.
 품이 들어가는 일, 생색도 안 나는 일, 하지만 그 누군가에게 보탬이 되는 일.
 마치 굳은 맹세나 한 것처럼 그런 일을 거듭하는 사이 그 아이는 목마를 때 꼭 그 자리에 있는 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
 시방 어느 시암가에서 길어올리는 물 한 방울을, 어느 텃밭을 어느 들녘을 적실 물 한 줄기를, 생각한다.
 메마른 자리를 희망으로 바꾸는 물의 행로에 깃든 몸공들이 거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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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루 위로 대룽대룽 매달아놓은 물장갑.

 설치미술이 아니다. 과학적 논리가 적용된 실용의 장치. 파리를 쫓기 위함이다. 파리의 겹눈은 모든 형태를 모자이크로 본다. 물을 채운 비닐장갑은 볼록렌즈 역할까지 하니 물장갑에 비친 제 모습을 거대한 괴물로 착각하고 달아나는 것.

빈 페트병에 물을 채우면 뚝딱 완성되는 물베개. 순창 적성면 대산리.

 살생하지 않고 다만 겁을 주어 쫓아내려는 점잖은 마음이 거기 걸려 있다.

 가만 놓여 있는 것만으로도 모정의 풍경과 의미를 완성하는 목침. 그를 대신할 ‘궁즉통(窮則通)’의 산물도 있다. 빈 페트병에 물을 채우면 물베개가 뚝딱 완성된다.

 목침보다 훨씬 간편하게 만들 수 있고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이무롭게 굴려 건네기도 좋다. 재활용의 정신에 충실할 뿐더러 물을 베고 눕는 낭만까지 안겨준다.

 빈 마룻바닥에 툭 던져진 듯 무심히 놓여 여름 한낮 산들바람 덮고 잠드는 쾌(快)한 오수를 거든다.
글=남인희·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최성욱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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