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로수’, 장욱진.
 이 모든 게 집이다.

 새삼 따지고 보면 집이라고 house만 있는 게 아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세상 모든 게 집이다. 심지어 내 몸까지도.

 내 몸은 여러 장기들의 집이다. 심장, 쓸개, 간, 근육, 위, 창자, 큰창자 등등…. 이렇게 내 몸에도 여러 개의 일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러면 집에서 살려면 집세를 내야 한다. 그러면 장기들은 돈이 없는데 어떻게 집세를 낼까? 내 생각에는 장기들은 ‘있는 존재’ 자체가 돈이 것 같다. 왜냐하면 만약에 근육을 예로 들자. 근육은 우리가 움직이고 표정을 짓고 먹을 것을 배불리 먹게 해준다. 그러니 장기들은 몸에 있는 것 자체가 돈을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 더 신기한 건 집 안에서는 장기들이 또 하나의 집이 되어 일종의 주민들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약에 우리 몸, 즉 집인 곳에서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한 명이 떠나면 두 명이 떠나고 그렇게 그 누구도 살지 않게 된다. 그렇게 되면 그 건물은 갈수록 폐허가 되고 결국은 철거 또는 혼자 스스로 무너지게 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이다. 한 장기가 고장 나게 되면 우리 몸에 있는 다른 장기들도 나가게 된다.

 또 우리 몸(일종의 집)은 문단속도 아주 철저히 해야 한다. 왜냐하면 만약에 집에 말 한 마디 없이 불청객이, 세균이 들어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원래 살고 있던 장기들은 불청객 때문에 병이 걸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도 나의 몸을 잘 관리해야겠다. 아 참, 씻는 것도 있지 말아야겠다.
양연준<광주교대부속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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