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팔금면 채일봉 전망대

▲ 신안섬의 아름다운 해질녘 ⓒ최성욱
 전남 신안군은 섬들로만 이뤄진 고장이다. 그 중 팔금도는 신안 면소재지 중에서 가장 작은 섬이다. 팔금도 서쪽 채일봉 전망대에 오르면 아담한 섬 전체가 한 눈에 잡힌다. 낮은 땅은 논밭이 알뜰하게 채우고, 높은 땅은 언덕들이 차지하고 있다.

 팔금도는 8개의 섬(일금도·매실도·원산도·백계도·띠섬·거사도·거문도·매도. 그중 거사도와 매도는 노둣길로 연결)들을 간척해 만들었다.

1900년대 초의 일이다. 산 아래 논밭이 예전에는 대부분 갯벌이나 바다였다는 뜻. 간척되기 전 채일봉은 원산도에 속했다. 산의 지명인 ‘팔금면 원산리’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팔금도뿐 아니라 신안의 여러 큰 섬들이 간척을 통해 땅을 늘렸다.
신안 팔금면 채일봉 전망대.ⓒ최성욱


 전망대 반대편에 서본다. 일몰이 눈부시다. 금빛 서해를 점점이 수놓은 섬들을 보고 있자면 이곳이 다도해(多島海)임을 실감하게 된다. 노릇노릇 햇살을 먹으며 먼 바다로 나아가는 여객선은 뭉클한 기분을 더한다.
팔금도 채일봉 전망대(드론) ⓒ최성욱


 팔금도가 간척되기 전 사방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산 바로 아래까지 밀물이 들고 났을 테다. 바다가 된 뽕나무밭처럼, 푸른 논이 된 바다가 새삼 신기하다. 팔금도의 변화는 더 있다. 다른 섬들과 다리로 죽죽 이어져 있다. 20세기까지 섬살이의 상전벽해가 간척사업이었다면 21세기는 대교(大橋)인 것 같다. 팔금도는 북쪽 암태도와 중앙대교로, 남쪽 안좌도와 신안1교로 연결됐다.
갯벌이 드러난 팔금면 (드론) ⓒ최성욱


 올봄에는 암태도를 통해 천사대교와도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다리다. 팔금도는 이제 배를 탈 일 없이 목포나 무안, 광주 같은 내륙과 바로 통한다. 우리가 채일봉을 수월하게 찾아간 것도 자동차로 천사대교를 건넌 덕분이었다. 변화의 한가운데서 고요히 빛을 내고 있는 다도해 전망대, 채일봉 나들이를 권해본다.
채일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중앙대교와 멀리 보이는 천사대교 ⓒ최성욱
 

 여행정보: 채일봉은 원산리에서 시멘트포장 임도 입구를 찾아 올라가면 된다. 이정표가 될 지형지물이 적으므로 지도 어플을 참고하면 좋다. 임도 마지막 300m 정도의 비탈을 낚아채면 전망대에 도착한다. 채일봉 정상(159m)을 잇는 산행도 해볼 만하다. 팔금도 초입 중앙대교에서 출발해 채일봉(159m)-전망대-서근마을을 잇는 도보 겸 산행은 총 4km 2시간 정도.
정리=이혜영 사진=최성욱
 
※이 글은 신안군 공식 여행 블로그 ‘렛츠고신안’에도 실렸습니다.
채일봉 전망대 가는 길 ⓒ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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