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홍사진박물관

▲ “요 사진들 보문 이야기가 절로 나오제.” 집 담벼락 ‘연홍사진박물관’ 앞에 선 이양엽 할매.
 그 앞에 오래 발길 멈춰지고 마음 머무른다. ‘연홍사진박물관’.

 ‘붙박힌 찰나’에서 저마다의 생애가 풀려나온다. 살뜰히 들여다 보노라면, ‘러닝타임’이 한없이 길어질 수도 있다.

 사진속 얼굴들은 말없이 말을 건넨다. 연홍도 사람들이 주인공.

 탄생과 졸업과 결혼처럼 기념할 만한 통과의례와 여행의 순간같은 특별한 추억이 담긴 사진들을 타일벽화로 엮어냈다. 개개인의 역사가 조각보처럼 엮여 연홍도의 역사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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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 담벼락에 ‘사진박물관’ 모셔둔 집에 사는 이양엽(83) 할매는 어제 끙끙 드러누웠다가 오늘은 밭에 납시는 중.

 “몸살난 거 하루제. 이틀이나 아프고 있겄어.” 암시랑토 않다는 듯 활달한 그 기개로 끊임없이 생을 일으켜 왔을 것.

 “여그는 우리 식구들이 제주도 여행 갔을 때여”

 “이 할아부지는 이 동네 옛날 어르신. 진즉 돌아가신 분들도 여그서 만나보제”

 “구식 결혼식도 인자 본께 더 멋있어”…. 사진들 짚어가며 이야기 보따리 풀어낸다.

 “동네 사람들 사진을 모태서 담에다 붙인다길래 첨에는 머더러 그런디야 싶었는디 지픈 뜻이 있더랑께. 일 없을 직이문 여그나와 놀문서 한나썩 사진 쳐다보는 재미가 있어. 보고 있으문 이야기가 절로 나와. 이건 머시기랑께, 이 사람은 잘 몰겄다 너는 알겄냐, 서로 머리를 모태고 이약이약 한당께.”
글=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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