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들은 광주에 궁금한 것이 없다”
광주시 “자원이 없지는 않다…보완은 필요”

지난 22일 본보 회의실에서 진행된 ‘광주 관광 매력 탐구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광주 관광의 현주소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광주를 상징하는 이미지가 ‘노잼 도시’로 브랜딩화 됐다. 즐길 거리가 없어 관광객이 ‘관광 도시’로 생각 조차 하지 않는 전남권을 거쳐가기 위한 하나의 경유지로만 인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본보는 광주 관광 산업의 한계성과 광주가 발굴해야 할 자산을 찾는 좌담회를 개최했다.

 지난 22일 본보 회의실에서 진행된 ‘광주 관광 매력 탐구 좌담회’에는 안태기 광주대 호텔관광경영학부 교수와 채은지 광주시의원, 정두용 청년문화허브 예술감독, 윤창모 광주시 관광도시과장 등이 참석했다.

 좌담회는 △광주 관광의 현주소 △관광 자원 현황과 실태 △관광 자원 개발 활용 방향에 대한 3가지 주제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채은지 시의원은 서울에서 10여 년을 살다 온 경험을 토대로 외지인에게 광주는 관광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정식 등 ‘7미’ 수도권과 차별화 안돼”

 채 의원은 “10년 동안 서울에서 살다 광주에 내려와서 지인들이 광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중에는 남도 여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광주를 관광지로 생각조차 못하고 있다”며 “순천· 목포 같은 경우는 매체에서 많이 다뤄지다 보니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어서 내일로를 통해 전남을 가는 이들은 많지만 광주를 관광지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외지인들이 광주를 찾지 않는 이유로는 “광주에 궁금한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지인들의 시선을 단편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광주를 오라고 했을 때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없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은 광주를 떠올리는 것이 한정적이라 ‘전라도의 맛’ 이정도만 광주를 떠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정식, 오리탕, 상추튀김, 육전, 보리밥, 떡갈비, 주먹밥 등 광주의 대표 7미(味)가 있지만 수도권과 비교해도 매력을 느끼기 어려운 점도 광주를 찾지 않는 요인 중 하나라고 봤다.

 채 의원은 “한정식은 서울에도 훨씬 좋은 한정식 가게가 많고, 육전은 집에서 제사 지낼때나 명절 때 다양하게 접하다 보니 매력을 못느낀다”며 “식도락 측면에서도 목포보다 부족해 관광지로서 광주는 아쉬운 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국에서 노잼 도시로 불리는 대전보다 광주는 5·18의 정치적인 엄숙한 분위기로 인해 관광 도시로 도약이 가장 어려울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5·18 이미지 ‘노는 도시’ 인식 차단”

 정두용 예술감독은 “광주와 대전이 노잼도시라고 불리는데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전은 제로 베이스로 생각하는 반면 광주는 마이너스로 떠올린다”며 “젊은 사람들에게 광주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5·18인데, 이 가치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추모하고 엄숙한 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광주로 놀러간다는 인식 자체를 갖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관광적인 측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큰 탓에 인지도가 떨어지는 시·군보다 관광도시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봤다.

 정 감독은 “함평 나비축제가 있기 전에는 사람들이 함평이란 도시를 잘 몰랐다고 한다”며 “이처럼 제로베이스 상태에서는 새로 이미지를 씌우는 게 가능한데 광주는 관광도시를 하기에는 너무 강력한 이미지를 갖고 있어 새로운 이미지를 씌우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외지인들을 끌어모을 관광 콘텐츠가 아닌 광주시민들을 위한 전략을 새로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광주가 말하는 타겟은 외지인을 말하는 것 같은데 정말 집중해야 할 것은 광주에 사는 사람들을 향해야 한다”며 “광주에는 청년유출이 많은데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겠지만 그 다음이 문화적인 삶이 부족해서인데, 이곳에 사는 사람들부터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어 외지인이 아닌 광주시민들을 위한 전략으로 가야한다”고 피력했다.

 광주의 관광 자원은 많지만 활용하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안태기 교수는 “광주의 관광 자원은 많은데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대한 부분은 많이 빠졌다”며 “볼 것이 없다고 하니 음식을 이야기 해도, 어딜가나 다 맛있다고는 하는데 독창적으로 뭐가 ㅤ맛있다고 하는지 구체화 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지자체 역할로만 부족 시민 호응 필요”

 이어 “관광이란 것은 호기심으로 뭐가 있어서 좋다는 것들인데 무등산 높이에 대한 이야기, 양림동 펭귄마을의 궁금사항 등 독창적인 매력을 알려준다면 관광과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자원을 잘 활용하면 관광도시로 도약이 가능성이 있다고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창모 관광도시과장은 “광주가 관광지로서 인식이 부족하거나 무겁다는 것에 대부분은 공감하실 것 같다”며 “관점을 달리하면 마이너스가 아닌 자산을 많이 갖고는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무거운 것으로 끝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이것을 잘 활용한다고 하면 잠재적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자체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홍보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윤 과장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할 필요성은 있는데 과연 시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서 모두가 합심해야 할 것 같다”며 “아시아문화전당(ACC)도 상당히 좋은 프로그램이 있지만 시민들도 잘 모르는 부분들이 많아 외부에 홍보도 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거기에 더해 복합쇼핑몰과 Y프로젝트, 스포츠도시 등 이것들을 보완해 간다면 관광도시로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훈 기자 hu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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